“과거 국내 증권사 M&A 시너지 효과 없었다”

“과거 국내 증권사 M&A 시너지 효과 없었다”

입력 2014-02-06 00:00
업데이트 2014-02-06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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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M&A 성사 어렵고 수익성 개선도 안돼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의 어려움을 극복할 타개책으로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과거 국내 증권업계의 M&A 사례를 보면 시너지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해 증권사 M&A를 촉진하고 과열 경쟁과 수익성 저하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정책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성사된 증권사 M&A 6건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M&A 이후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수익원 다변화도 이뤄지지 않는 등 M&A의 효과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 2005년 4월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이 합병해 탄생한 우리투자증권은 합병 직전이었던 2004회계연도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 점유율이 8.4%였으나 2013 회계연도엔 7.3%로 낮아졌다.

2002년 8월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이 합쳐져 탄생한 신한금융투자(당시 굿모닝신한증권)는 위탁매매 수익 점유율이 2001년 6.4%에서 5.7%로 떨어졌다.

수익성의 경우 M&A보다는 전체적인 업황의 등락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KB투자증권(옛 한누리증권)은 국민은행 인수 직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9.7%였으나 작년엔 1.9%(상반기 연율화 수치)로 떨어졌고 NH농협증권(옛 세종증권)은 농협의 인수 직전 14.7%에서 작년 0.4%까지 하락했다.

임직원 수와 판매관리비 비율(판관비/순수수료 수익)은 대부분 상승했다. 새 주인에게 인수된 이후 구조조정이 크게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HMC투자증권(옛 신흥증권)은 현대자동차 그룹에 인수되기 직전 임직원 수가 324명(2007년)이었으나 작년 977명으로 늘었고 판관비율은 126.7%에서 135.6%로 상승했다.

2008년 9월 현대중공업 그룹이 CJ투자증권을 인수해 탄생시킨 하이투자증권은 인수 직전 임직원 수와 판관비율이 920명, 91.4%에서 작년 978명, 155.4%로 상승했다.

또 수수료 수익에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경우도 있어 위탁매매에만 의존한 채 수익원 다변화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은행이나 대기업 계열은 적정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증권업의 사업모델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비전문 인력을 경영진이나 핵심 부문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아 시너지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최근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매수자와 인수자 사이의 적정 가격에 대한 합의를 이루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업계의 판도를 뒤집을 만한 대규모의 M&A가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도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제 M&A의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다 성사돼도 이는 단순한 주인의 변화일 뿐 시너지 효과나 업종 전반에 걸친 파급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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