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이주열 회동…다음달 기준금리 내리나

최경환-이주열 회동…다음달 기준금리 내리나

입력 2014-07-21 00:00
업데이트 2014-07-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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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21일 조찬 회동이 향후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회동은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을 기준금리 인하 쪽으로 한층 더 돌리는 계기가 된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최소한 기재부와 한은의 경기 인식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견해를 확인한 자리가 됐기 때문이다.

이미 최 부총리는 “지금 경제상황만 감안하면 추경하고도 남을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견해도 우회적으로 밝힌 상황이다.

◇ 기재부-한은 “금리의 ‘금’자도 얘기 안했다”

최 경제부총리와 이 총재의 회동은 1시간 10분 정도 진행됐다.

연세대 동문인 최 부총리와 이 총재의 회동은 대학 후배인 최 부총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회동에 앞서 두 사람은 기준금리의 방향성에 대해 상반된 생각을 보여 이날 만남에서 기준금리에 관한 논의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최 부총리가 취임 이후 기관장 중 처음으로 한은 총재를 만났다는 점은 경기를 위해 중앙은행의 협조를 바라는 정부 경제 정책 수장의 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회동에서 기준금리에 대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총리는 조찬 회동 이후 “대화 과정에서 금리의 ‘금’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동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정책 협력을 강화하자는 공감대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와 한은 관계자들은 두 기관장의 회동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아침 식사를 끝낸 최 부총리와 이 총재의 발언을 보면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총재는 “경제를 보는 시각이 (최 부총리와)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법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추가경정예산안까지 언급하며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최 부총리의 경기 인식에 공감대를 보였다.

국회 등에서 “시장은 제 마음을 알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던 최 부총리도 “기준금리는 한은 고유의 결정사항”이라고 한은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회동을 끝내고 “이주열 총재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며 “두 기관이 수시로 만나 경기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했다”고 말했다.

◇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

시장은 최 부총리와 이 총재가 이날 회동에서 “하방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는 얘기에 주목했다.

재정 정책뿐만 아니라 통화 정책도 기준금리 인하 등 확장적인 기조로 갈 수 있는 경기 인식을 공유했다는 해석을 낳기 때문이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인식 공유는 결국 정책 공조를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시장 참가자들은 당장 내달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 부총리가 “기준금리는 한은 고유의 결정사항”이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한 것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는 입지를 넓혀주려는 ‘세심하게 준비한 발언’으로 평가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하면 독립성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한은의 운신의 폭을 오히려 좁히는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두차례에 걸쳐 0.50% 포인트가량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형성돼있다.

이런 기대심리는 이미 시장에 선반영 돼 있는 상황이다.

국고채 3년물은 연 2.52%로 기준금리(2.50%)에 거의 근접한 상황이다.

다만,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세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2분기 GDP 성장률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의 발언도 최근 오락가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앞으로 기준금리의 방향은 인하보다 인상이 아니겠느냐”고 한동안 말하던 이 총재는 이달 10일 “향후 성장경로에 하방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본다”며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가계부채 증가가 중기적으로 소비 여력을 제약하는 효과도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다소 부정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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