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들어가는 팬택 되살아날까…유일한 희망은

법정관리 들어가는 팬택 되살아날까…유일한 희망은

입력 2014-08-12 00:00
업데이트 2014-08-1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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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타개를 위해 절치부심하던 팬택이 12일 법정관리(기업회생작업)를 신청함에 따라 향후 재기여부가 주목된다.

팬택은 최근 이동통신사들의 상환유예 결정에 따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이 재개됐지만 이통사들이 추가 구매 요구에는 응하지 않아 운영자금이 고갈됨에 따라 두주도 못돼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처지가 됐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고 해도 법적·제도적인 기업 보호장치는 큰 차이가 없지만, 이통사가 팬택 제품의 구매를 거부한 탓에 신청하는 법정관리라는 점이 팬택에는 치명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팬택으로서는 외국 기업의 인수합병이라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 경우 팬택의 뛰어난 스마트폰 기술이 해외로 넘어가게 된다는 문제점도 있다.

◇ 팬택 법정관리로 회생 가능할까

팬택은 지난해 창업주 박병엽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부터 인력감축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계속해 왔다. 올해 초 2차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부터는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회사를 살리고자 하는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이통사 순차 영업정지가 상반기 내내 계속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이통사들이 팬택 채권의 출자전환은 거부하면서도 대신 상환유예를 택함에 따라 팬택은 ‘벼랑끝’에서 살아돌아온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전자채권 만기가 돌아온 데다 이통사들이 팬택 제품의 추가 구매에 난색을 표하면서 자금난을 겪었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수순으로 가게 됐다.

팬택은 앞서 채권단 실사에서 계속 기업가치(3천824억원)가 청산가치(1천895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법정관리는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법정관리를 통해 팬택이 회생에 성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업계에서 팬택은 글로벌 기업에 맞먹는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통사가 중심이 돼 휴대전화·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한국의 시장 여건상 팬택이 법정관리 하에서도 설 자리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통사들이 팬택 제품의 판매 여부를 불투명하게 보고 구매를 거부한 상황인 만큼 앞으로 법정관리 상황에서도 팬택이 원활하게 제품을 공급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팬택은 제품의 판로가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 해외 사업자들도 팬택이 워크아웃이 아니라 법정관리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계약을 유지하지 않으려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내우외환’이 되는 셈이다.

팬택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그나마 선전하고 있던 해외시장에서 계약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판로 축소보다 더 심각한 인력 유출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서면 팬택 내부적으로도 심각한 혼란이 올 수 있다. 팬택은 앞서 워크아웃 이전에 인력감축 등을 통해 사실상 전체 인력의 3분의 1가량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

그런 상황에서 회사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면 개발자·기술자 등 주요 인력을 붙잡을 명분이 그만큼 사라지게 된다.

지금까지도 팬택은 브랜드 가치가 높은 회사라기 보다는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로 간주돼왔는데 주요 인력이 빠져나가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재산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법정관리를 통해 국내외 기업에 회사가 매각되는 등 다른 희망적인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는 있지만, 실제 우수 인력이 그 가능성만 믿고 팬택에 남겠다는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우수 인력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팬택이 어려운 회생 절차를 거쳐 회사를 유지해 나간다고 하더라도 과거와는 다른 회사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 해외 매각 가능성도

팬택이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인 만큼 해외에 기업이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세계 2대 휴대전화 시장인 인도에서 삼성전자를 꺾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마이크로맥스는 앞서 실제로 팬택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마이크로맥스 외에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이 팬택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나 인도의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내수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제품 판매량을 늘리면서 거대해졌지만, 스마트폰 기술력은 아직 국내 업체와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중국 업체들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상당히 약진했지만, 최고급 스마트폰이 주류인 북미 시장 등에서는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이 팬택을 인수해 단번에 기술력과 노하우를 얻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팬택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지역에 매각되면 국내 스마트폰 기술이 해외로 넘어가게 된다는 문제점도 있다고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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