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파수꾼’ 탐지견 3마리의 새 주인 찾습니다

’세관 파수꾼’ 탐지견 3마리의 새 주인 찾습니다

입력 2014-08-13 00:00
업데이트 2014-08-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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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불용 탐지견’ 민간 무상증여 절차에 착수

공항·항만에서 후각으로 마약이나 폭발물을 찾아내는 ‘세관 파수꾼’ 역할을 했던 탐지견 3마리의 새로운 주인을 관세청이 찾고 있다.

13일 관세청은 나이가 많거나 신체 기능이 떨어져 현장에서 탐지 임무를 수행하기가 어려운 래브라도 리트리버 3마리를 민간에 무상 증여한다는 공고를 할 계획이다.

탐지견으로 선발되는 훈련견은 평균적으로 10마리 가운데 3.5마리에 불과하다. 또 탐지견은 대개 아홉 살이 되면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서 ‘불용’ 판정을 받게 된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달 20일 홈페이지에 ‘불용 탐지견’으로 분류된 래브라도 리트리버 5마리를 매각한다는 입찰 공고를 냈다.

그러나 불용 탐지견에 대한 낙찰은 보통 비싼 입찰 가격 탓에 응찰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관세청이 이번에 매각 공고를 낸 탐지견들의 입찰 예정가도 최소 120만원부터 최대 250만원을 호가했다.

서정일 관세국경관리연수원장은 “입찰 예정가는 동물단체 등 제3의 기관이 자산가격 평가 뒤에 책정하기 때문에 관세청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며 “두 번에 걸쳐 매각 공고를 한 뒤 낙찰자가 없으면 민간에 무상 증여하는 절차를 밟는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불용 탐지견을 다른 기관에 관리전환(29마리)하거나 민간에 무상증여(38마리) 하는 방식으로 총 67마리를 처분했다.

올해는 가장 저렴한 입찰 가격에 나온 ‘우람’이 1차 매각공고 직후 130만원에 낙찰되면서 입찰을 통한 최초의 낙찰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입찰 대상이었던 ‘초록’(190만원)은 관세청이 다른 국가기관의 필요 여부를 조사하는 소요조사를 통해 공군으로 관리전환했다.

아울러 관세청은 지난달 11일 응찰자가 없어 유찰된 윙키(250만원), 가람(190만원), 백호(160만원) 입찰에 대해 같은 가격으로 재매각 공고를 냈다.

하지만, 여전히 응찰자가 나오지 않자 규정대로 민간에 무상 증여하는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관세청·관세국경관리연수원 홈페이지와 관세청 지식경영포털(CKP)에 관련 내용을 공고하고, 신청서를 받을 계획이다.

이후 오는 26∼29일 탐지견 사육환경에 대한 적합성 검토, 내달 15일 탐지견 처분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무상증여 대상자를 내달 17일 발표할 예정이다. 실제 탐지견 인계는 내달 18일께 이뤄진다.

관세청은 2011년 말 “탐지견의 매각과 증여 요건으로 애완용이나 사육관리용으로 제한하고, 사육환경의 적합한 시설을 갖춘 자여야 한다”고 내부 규정을 개정했다.

과거 불용 탐지견이 수의대로 넘겨져 부상을 당한 탐지견 등에 혈액을 제공하는 ‘공혈견’으로 전락하거나, 동물병원에서 해부용이나 실험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관세청은 처분한 탐지견의 관리 실태를 2년간 연 1회 이상 확인해야 한다.

관세청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관세청으로부터 기증받은 탐지견 6마리가 본격적으로 단속에 활용하기 시작한 이래 현재 전국 공·항만에 30마리, 탐지견 훈련센터에 49마리 등 모두 79마리의 탐지견이 활약하고 있다.

이기순 동물자유연대 정책기획국장은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견종 특성은 덩치는 크지만 귀엽고 순해 반려견으로서 인기가 많다”면서 “똑똑하고 참을성도 많아 맹인 안내견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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