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전’ 벗어난 KB금융…차기회장 선임에 속도 붙을듯

‘소송전’ 벗어난 KB금융…차기회장 선임에 속도 붙을듯

입력 2014-09-28 00:00
업데이트 2014-09-2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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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계엄령’ 벗어나 경영 정상화 전망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전격적인 금융당국 상대 소송 취하 및 등기이사직 사퇴로 KB금융그룹의 경영 정상화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자칫 전면적인 소송전이 예상됐던 불확실한 국면에서 벗어난데다 차기 회장의 선임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돼 KB금융그룹 차원에서는 임 전 회장의 ‘결단’이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 KB금융그룹, ‘소송전·금융당국과 갈등’ 벗어날듯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전 회장은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직무정지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29일자로 취하키로 했다. KB금융지주 등기이사직에서도 사퇴키로 했다.

금융위는 지난 12일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문제와 관련해 임 회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으며, 임 전 회장의 소송은 이에 반발한 것이었다.

임 전 회장의 ‘결단’에 KB금융그룹 측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자칫 전면적인 소송전으로 번질 수 있던 상황이 해결 국면으로 급속히 전환했기 때문이다.

일부의 예측대로 임 전 회장이 지난 16일 이사회의 해임 의결에 반발해 해임 무효 가처분 신청 및 소송을 내고 법원이 이 가처분을 받아들였다면 KB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빠질 수 있었다.

임 전 회장의 등기이사직 사퇴는 이사회의 무거운 짐을 덜어줬다는 측면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상법에 따르면 회장직의 해임은 이사회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지만, 이사직의 해임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임 전 회장이 끝까지 등기이사직 사퇴를 거부했다면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임 전 회장의 이사직 해임에 찬성하는 주주들의 표를 확보한 후 임시 주총을 열어야 했지만, 임 전 회장의 사퇴로 이를 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KB금융그룹과 금융당국의 갈등도 해소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임 전 회장의 사퇴 거부 후 금융감독원은 KB금융그룹 전 계열사에 감독관을 파견, 임 전 회장의 영향력을 완전히 차단하는 데 주력했었다. KB금융그룹은 일종의 ‘계엄령’과 같았던 이러한 상황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임 전 회장이 금융당국 상대의 소송을 취하하고 등기이사직마저 사퇴한 만큼, 금융당국도 지난 15일 임 전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조치를 철회하며 ‘화답’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 차기 회장 선임 박차…내달말 윤곽 나올듯

임 전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도 사퇴하면서 차기 회장 선임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일단 이달 말 정도까지 100명 내외인 전체 차기 회장 후보군을 확정하고서 내달 2일 제3차 회의를 열어 후보군을 10여명으로 1차 압축하기로 했다.

전체 후보군은 최고경영자(CE0)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B등급’ 이상 평가를 받은 내외부 인사 60명을 비롯해 외부 전문기관 및 회추위원 추천 인사를 더해 100명을 정한다.

1차 후보군 압축은 각 회추위원이 1∼5순위자를 추천, 상위 득점자 순으로 추리기로 했다.

이렇게 선정된 1차 후보군 10여명은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평판조회를 하고 이어 4차 회의에서 회추위원이 각각 1∼3순위자를 꼽아 2차 후보군 상위 4명 내외를 선정하기로 했다.

회추위는 2차 후보군을 상대로 심층면접을 하고 이르면 내달 하순 최종 회장후보자 1명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회장 후보 선정은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의 지지로 결정하기로 했다.

이어 11월 2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 후보로는 KB금융그룹 내부 출신으로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김기홍 전 부행장, 윤웅원 현 KB금융지주 부사장, 남경우 전 KB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외부 출신 후보로는 우리은행장 출신인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다만 외부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는 국민은행 노조 등 KB금융 안팎에서 강력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걸림돌이다.

한 금융권 인사는 “임 전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사퇴하지 않고 소송전을 벌였다면 차기 회장 선임도 혼선을 겪는 등 경영 정상화에 차질을 겪었겠지만, 임 전 회장의 결단으로 이제 KB금융그룹 경영이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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