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여파…대한항공 ‘경복궁 옆 호텔’ 물거품 위기

조현아 여파…대한항공 ‘경복궁 옆 호텔’ 물거품 위기

입력 2014-12-10 00:00
업데이트 2014-12-1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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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등, 따가운 여론에 ‘불가’ 방침 정해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태로 대한항공의 오랜 염원인 경복궁 옆 특급호텔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정부가 ‘재벌 특혜’ 시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관련 법 개정까지 추진하면서 대한항공의 숙원 사업을 노골적으로 지원했으나 재벌 3세의 도를 넘은 ‘슈퍼 갑질’이 대중의 공분을 일으키면서 호텔 신축이 가능하도록 밀어붙일 명분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터지자마자 청와대와 정부에서는 대한항공 호텔 프로젝트에 대한 ‘불가’ 방침을 정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청와대 등에서는 특히 대한항공의 호텔 신축계획을 조현아 부사장이 총괄했다는 점에서 더욱 호텔 신축을 허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의 국내외 호텔사업을 도맡은 조 부사장은 지난 9월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 개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송현동에 복합문화단지(호텔)를 짓는 목적이나 목표는 변함이 없다”면서 호텔 건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 보직에서는 사퇴했지만 그랜드하얏트호텔 등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자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 특급호텔의 걸림돌을 없애줄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가뜩이나 국회의 벽을 오랫동안 넘지 못하고 있다.

학교 주변에도 관광호텔을 세울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법안의 핵심이다. 가라오케 등 청소년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은 설립 허가를 받을 때 학교정화위원회 심의를 받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요구했지만 야당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의 시민단체는 “교육환경을 지키는 최소한의 보호막마저 없어져서는 안 된다”면서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옛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일대 3만7천여㎡를 2008년 6월 삼성생명으로부터 2천900억원에 매입해 7성급 호텔 신축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학교반경 200m 이내에는 관광호텔을 신·증축할 수 없다는 현행법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송현동 호텔 건립 예정지는 풍문여고, 덕성여중·고 등 3개 학교와 인접해 있다.

대한항공은 2010년 3월 종로구에 특급호텔을 비롯한 다목적 공연장, 갤러리 등의 복합문화공간 조성 계획을 신청했으나 중부교육청은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불허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행정소송을 냈지만 결국 패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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