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시대 신재생에너지 사업 곳곳서 급제동

저유가시대 신재생에너지 사업 곳곳서 급제동

입력 2014-12-18 08:31
업데이트 2014-12-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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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에너지원 각광받다 업체들 투자 보류·축소 움직임

고유가 시대에 각광받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유가폭락의 충격파로 곳곳에서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18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선이 무너지고 저유가 시대로 접어듦에 따라 고유가 시대에 대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업체마다 선뜻 내년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채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사업을 보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유가하락에 따라 전기요금 인하론을 거론한 것도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한파를 몰고 오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란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태양광, 풍력, 바이오에너지, 지열 등 재생에너지와 수소·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 등 신에너지를 일컫는다.

정부는 고유가 및 기후변화협약 발효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의 대체 에너지 사업으로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11%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술개발 및 보급지원 정책을 펴왔다.

업계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우려해왔던 일이 드디어 현실화되고 있다”며 “사실 신재생에너지는 고유가 시절에 주목받던 사업인데 저유가 시대가 되면 이 사업의 매출과 연구개발(R&D) 투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7천600만 달러에 인수했던 미국의 태양전지 제조업체 ‘헬리오볼트’에 대해 2월께 사업추진을 보류하고 매각한 바 있다.

태양전지 양산 투자를 앞두고 태양광 시장의 성장성과 수익성 등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데 따른 것이었다.

특히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연료전지 소재들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이미 수요 감소와 사업 위축 움직임을 체감하고 있다.

태양광업체인 OCI의 주가는 3개월전인 9월19일 14만5천500원에서 17일 현재 8만300원(종가 기준)으로 떨어지며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정책 변화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업체들의 투자여건이 좋아지지 않을 경우 시장상황에 맞춰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비율을 하향 조정하는 것도 강구하고 있다. 주요 발전사에 연간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 비율을 책정해 이를 지키지 못할 땐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정부 당국자는 “당장 기존 정책을 바꿔야 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전기요금이 비싸야 수익이 맞춰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석유 가격의 하락이 업체들에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사업을 주력으로 키우고 있는 한화는 사업성을 자신하면서도 유가변동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남성우 한화솔라원 대표이사는 한화큐셀 합병 기자회견에서 “유가하락이 태양광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태양광은 발전원이고 석유는 교통수단의 에너지원이자 주요 소비처가 석유화학산업이어서 상관관계가 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발전에서 유류발전의 비중이 1%에 불과하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한화는 그러면서도 유가하락이 간접적, 장기적으로 태양광 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비해 원가경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도 전기차 수요는 유가보다는 각국 정부의 규제로 인한 성장 모멘텀이 더 크기 때문에 유가하락이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수주한 물량만도 10조원이 넘기 때문에 유가하락을 이유로 사업규모를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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