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빈 강정’ 조선 빅3, 상반기 실적 빨간불

‘속빈 강정’ 조선 빅3, 상반기 실적 빨간불

입력 2015-07-21 07:44
업데이트 2015-07-2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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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현대重, ‘골칫덩이’ 해양플랜트 올해 수주 ‘0’

세계 시장을 석권해온 한국의 조선 대형 3사가 저유가와 해양플랜트 악재 속에 올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손실 폭탄’으로 전락한 해양플랜트 수주를 하지 않는 등 사업구조 재편에 몸부림치고 있으나 하반기도 실적 전망은 암울하다.

21일 조선업계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빅3는 올해 1분기에 총 2천여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2조여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낼 것으로 우려된다. 올 상반기를 합산해보면 빅3는 총 2조원이 훌쩍 넘는 적자를 내는 셈이다.

불과 5~6년 전에 반기 당 영업이익이 3사 합계 조 단위를 기록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한마디로 수만 명을 고용해 경영했지만 오히려 큰 손해만 봤다는 의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조선 빅3가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우조선 문제마저 불거지면서 올 상반기 실적도 작년처럼 매우 좋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3조원 규모 영업손실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 1천9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는 1천억원 수준의 소폭 흑자를 기록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26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500여억원의 영업익이 기대되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해양플랜트로 직격탄을 맞은 대우조선의 상황은 심각하다.

대우조선은 올해 1분기에 43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면서 8년여만의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 2분기에는 2조원 이상의 손실을 낸 것으로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2조원 이상의 부실이 발생하자 올해 2분기에 반영하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조선업계의 실적 부진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음에 따라 빅3도 사업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골칫덩이’로 전락한 해양플랜트를 올해 들어 단 1건도 수주하지 않았다. 저유가로 발주가 뜸한 것도 있지만 리스크가 큰 사업을 피하려는 의미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수주가 2012년 104억7천만 달러, 2013년 81억 달러, 2014년 26억9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전혀 없다. 올해 7월 현재 수주한 37억 달러는 모두 상선이다. 현대중공업은 작년에 해양플랜트 수주가 60억 달러에 달했다.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들어 여러 가지 사안이 겹치면서 해양플랜트는 수주한 게 없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상플랫폼 2기 등 해양플랜트를 3건(60억 달러) 수주했다. 그러나 과거 과당 경쟁 또는 턴키 방식으로 수주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설계와 시공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과거에 문제가 됐던 해양플랜트 수주 방식에서 변화를 꾀했다”면서 “수익성 강화를 위해 우리가 역량이 안 되는 부분은 다른 쪽과 손을 잡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빅3의 노력에도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저유가 행진으로 발주 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과거 과당 경쟁으로 수주했던 해양플랜트 부실이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 30억 달러에 수주한 나이지리아 에지나의 부유식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사업, 2012년 27억 달러에 수주한 호주 익시스 해양가스처리설비(CPF) 사업 등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가 손실이 우려된다.

빅3의 임단협이 해결되지 않고 대립 국면을 보이는 점도 불안한 요소다. 대우조선 노조는 최근 임단협과 관련해 부분 파업을 벌였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노사 상견례를 갖고 협의에 돌입했으나 큰 성과 없이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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