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후계자’ 이재용 향후 행보는…그룹경영 ‘결단’ 주목

‘시련의 후계자’ 이재용 향후 행보는…그룹경영 ‘결단’ 주목

입력 2017-08-25 15:45
업데이트 2017-08-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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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항소 집중…복귀 시점·경영스타일 변화 ‘불투명’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으면 저는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습니다. 오해를 꼭 풀어주십시오.”

사실상 ‘삼성 총수’ 역할을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결심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내놓은 ‘호소’였다.

경영권 승계 등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수백억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했거나 주기로 약속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오해’라고 반박했지만 재판부는 25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변호인 측이 즉각 항소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재판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이 부회장으로서는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다’는 자신의 말을 곱씹어봐야 할 입장에 처한 셈이다.

지난 2007년 ‘김용철 변호사 비자금 폭로 사건’에 이어 약 10년만에 다시 특검 수사선상에 오른 이 부회장에게 이날 1심 유죄 선고는 향후 그룹 경영에서 큰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초 피고인 신문에서 “(나는) 처음부터 삼성전자 소속이었고 95% 이상 삼성전자와 이 회사 계열사 관련 업무를 했다”면서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한 ‘그룹 경영’과는 선을 그었던 이 부회장은 향후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경우 이런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차제에 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논란을 불식시키면서 자신의 ‘본업’인 삼성전자 사내이사 겸 부회장 역할만 충실히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날 유죄 선고를 계기로 당분간 항소 절차에 집중하면서 모종의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오해가 풀리지 않으면 삼성을 대표할 수 없다”고 말했듯이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등 자신이 갖고 있는 직위를 모두 내려놓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삼성그룹은 앞으로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일시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여전히 무죄임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어쨌든 복귀하더라도 그동안 보였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부친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그룹경영을 총괄해온 이 부회장은 ‘총수 대행’ 기간에 사업적으로는 많은 성과를 거뒀으나 갖가지 돌발악재를 맞으며 적지 않은 시련도 겪었다.

미국 전장(전자장비) 전문기업 하만(Harman) 인수,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지분 투자 등 3년간 수많은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면서 ‘미래먹거리’를 확보했다.

과감한 연구개발(R&D) 및 설비 투자를 통해 올해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내는 데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5년 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지난해에는 갤럭시 노트7 발화 사태를 겪은 데 이어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그룹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구속되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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