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인상 속도 빨라지나

美 기준금리 인상 속도 빨라지나

장세훈 기자
입력 2018-02-22 22:42
업데이트 2018-02-2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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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美 물가 상승세 확대될 것” 시장서도 올 3~4차례 인상 관측

‘韓 경제 뇌관’ 가계빚 사상 최대… 금리 인상 시 소비 위축 등 우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수위를 놓고 한국은행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22일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동향 및 여건 변화’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에 시작한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물가 상승 움직임이 금리 인상 속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지난달 미국의 임금·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견조하다며 인플레이션 전망을 소폭 상향 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지난해 12월 연방기금 금리를 연 1.25∼1.50%로 0.25% 포인트 인상한 뒤 지난달에는 동결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달 취임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미국이 3월, 6월, 12월 등 올해 안에 3∼4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올리면 한·미 간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뒤 지난달에는 연 1.50%로 동결했다. 이주열 총재 임기 종료(3월 말)를 앞두고 다음주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동결이 유력하다.

대신증권, 하나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신영증권 등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점으로 5월을 지목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외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내 경제 사정은 녹록지 않다. 우선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 한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상반기 1.5%, 하반기 1.8%)도 물가 안정 목표치(2%)를 밑돌고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 거세지고 있는 미국의 통상 압박은 우리 경제를 옥죄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가계빚도 고민스런 부분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450조 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1%(108조 4000억원) 증가했다.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은 금융기관 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 금액을 합친 것이다. 2015~2016년과 비교할 때 증가율은 둔화됐지만 소득에 비해 과다하게 늘어나는 추세는 여전하다. 국내총생산(GDP)의 90%가 넘는 가계빚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이기도 하지만 금리 인상 시 소비 위축과 금융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어 ‘양날의 검’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8-02-2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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