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잘하면 재건축 부럽잖다

리모델링 잘하면 재건축 부럽잖다

입력 2010-08-23 00:00
업데이트 2010-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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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아파트의 리모델링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주택 소유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재건축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리모델링 붐을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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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재건축 전망 불투명 등이 원인

리모델링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현재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는 80곳이 넘는다. 가장 활기를 띤 곳은 1990년대 초반 입주가 시작된 경기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들. 이곳에서만 30여개 단지, 3만 5000여 가구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분당 신도시의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562가구)의 경우 이미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매화마을 2단지와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도 각각 사업설명회와 주민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서울 당산동의 쌍용예가 클래식 단지는 지난달 16일 리모델링을 마치고 입주를 시작했다. 1978년 평화아파트로 준공된 이곳은 2년여의 리모델링을 거쳐 기존에 없던 2개 층의 지하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가구당 면적은 72.6㎡가 93.5㎡로, 111.4㎡는 137.7㎡로 소폭 증가했다. 가구마다 리모델링 전보다 방 1~2개, 화장실 1개의 공간이 늘어난 셈이다. 주민 최모(47)씨는 “리모델링비로 1억 7000만원이 들었는데 집값이 상승해 만회했다.”며 “리모델링 전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나오고 화장실 타일이 떨어지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깨끗해졌다.”고 전했다.

이처럼 수도권에 리모델링 추진이 활발해진 이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주택경기 침체 탓이다. 앞선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조합 설립과 인가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원인이다.

1990년대 초반 입주가 시작된 1기 신도시 아파트의 재건축 연한이 40년이라는 점도 대안으로서 리모델링 붐을 자극했다. 또 3년 전부터 리모델링 연한이 기존 20년에서 15년으로 줄면서 입주 15년을 넘긴 분당·일산의 아파트 단지들을 유혹했다.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의 공법이 개선되고 규제완화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서유럽 등에선 이미 리모델링이 전체 건설시장의 절반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가구수 늘어나지 않아 공사비는 주민 몫

하지만 리모델링이라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재건축과 달리 안전상의 이유로 수직 증축(층수를 올려 짓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가구 수가 늘어나지 않으니 모든 공사비는 주민 몫이 된다. 또 재건축에 비해 단지 및 조경, 평면의 변경 범위가 제한된다. 전체 주민(조합원)의 80%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는 점도 어려움이다. 최근 국회에선 이를 개선하려는 ‘주택법 및 건축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권순형 J&K부동산연구소장은 “리모델링과 재건축은 주택 소유자들의 선택의 문제”라면서 “집값을 올리려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0-08-2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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