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가는 용산의 꿈(하)] 개발 주도권 갈등 왜

[꺼져가는 용산의 꿈(하)] 개발 주도권 갈등 왜

입력 2012-10-10 00:00
업데이트 2012-10-1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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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의 1, 2대 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은 용산 개발의 주도권을 놓고 계속 갈등을 빚어 왔다. 결국 지난달에는 롯데관광개발이 2010년 삼성물산으로부터 인수한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45.1%를 코레일이 회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다.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갈라서게 된 이유는 재원 조달과 개발 방식이 서로 달라서다. 롯데관광개발은 기존의 재원 조달 방법과 개발 계획을 그대로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당초 용산 개발은 앞으로 지어질 빌딩을 담보로 유동화증권을 발행,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또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 기간을 2016년으로 짧게 잡았다.

드림허브는 지난 8월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주민에 대한 보상안과 함께 보상비와 초기 공사 진행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5조 6000억원의 매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현재 하루 4억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공사가 본격화되면 하루 10억원의 이자를 물어야 한다.”면서 “현재 부동산 경기를 볼 때 재원 조달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금융 비용 때문에 사업 기간이 길어지면 용산 개발은 사업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코레일은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고려했을 때 빚으로만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 때문에 투자자들의 추가 출자가 불가피하고 이 자금을 기반으로 순차적으로 개발을 진행해야 사업을 마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레일은 현재 1조 1500억원인 자본금을 3조원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자신들을 포함해 드림허브 출자사 30곳이 공동으로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송득범 코레일 사업본부장은 “현재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탓에 기존 방식으로는 사업비 마련이 어렵다.”면서 “지난 8월 발표한 매출채권 5조 6000억원 발행을 통한 재원 조달 방법에 대해 대부분의 금융권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개발 방식에 대해서도 송 본부장은 “불과 4~5년 만에 317만㎡나 되는 땅을 개발해 분양에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최소 2020년까지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도시 개발의 부작용을 줄이고 사업성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2-10-1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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