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유동성 훈풍과 환율 역풍

<오늘의 투자전략> 유동성 훈풍과 환율 역풍

입력 2014-06-10 00:00
업데이트 2014-06-1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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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코스피의 뒷걸음질이 이틀 연속 이어졌다.

5월 14일 2,000선을 넘은 이후 이틀째 2,000을 밑돈 것은 처음이다. 지수는 5월 13일 이래 가장 낮아지며 방어선은 1,990까지 밀렸다.

유동성을 늘리는 지난 5일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도, 괄목상대한 미국의 고용 성적표도 코스피에겐 상승동력이 되질 못했다.

오히려 ECB에서 만들어진 유동성 훈풍은 환율 역풍을 만들었다. 5월 한 달간 원·달러 환율의 강력한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020원 선을 무너뜨렸다. 5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환율 하락(원화 강세)은 수출 대형주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철석같이 믿었던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관측이 흔들린 것도 악재였다. 삼성SDS 상장 발표가 있었던 5월 8일 이래 25%나 뛴 삼성물산은 7% 넘게 폭락했다.

10일 주식시장도 이런 변수가 충돌하는 하루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봤다.

일단 바깥 사정은 우호적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고점 기록을 다시 썼고 독일 DAX 30지수는 10,000선을 처음 돌파했다. 전날 아시아 주요 증시도 대체로 강세장이었다.

수급에선 18일째 순매수 행진한 외국인이 돈 보따리를 풀지가 관심사다. 전날 순매수액이 200억원에도 못 미칠 정도로 ‘사자’ 강도가 약해졌지만 ECB의 정책효과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주식형 펀드의 환매도 변수다. 환매 창구인 자산운용사가 지난 5월 15일부터 15거래일간 이어졌던 순매도 행진을 전날 마감해서다. 비록 전날 순매수액이 117억원에 그쳤고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지만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결국에는 이슈 싸움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 흐름과 이를 뒷받침하는 ECB의 부양책, 환율 공포와 삼성그룹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가 서로 맞물리며 기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삼성 이슈는 예단하기 어렵다. 어제처럼 동반 폭락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지만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전망치마저 하향되는 국면이어서 V자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석모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삼성물산에 대해 “지주회사 전환 여부와 상관없이 삼성물산이 보유한 지분가치와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저평가된 영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므로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환율 움직임의 부담은 전날보다 덜할 수 있다. 외환 당국이 급락을 막고자 미세조정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있어서다. 간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경민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 1,020원 선이 깨졌다는 부담이 오늘도 이어질 수 있다”며 “(11일 새벽 발표될) MSCI의 국가분류 결과에서 중국 본토시장이 신흥국으로 편입될지가 관심사인데 이 경우 수급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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