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헌데’와 ‘한데’/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헌데’와 ‘한데’/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1-09-29 17:06
업데이트 2021-09-3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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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을 들었을 때 드디어 끝이 보이는구나 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일상 회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백신 접종뿐이라고 국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헌데’ 왜 접종률이 높아지는데도 확진자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걸까. 백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걸까. ‘허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백신 생산업체 관계자들은 내년 코로나19 종식을 점치고 있다.

위 문장 속 ‘헌데’와 ‘허나’는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다. 한데 이는 ‘하다’의 비표준어인 ‘허다’의 활용형으로 맞는 표현이 아니다.

뒤에 나오는 내용을 앞 내용과 관련시키면서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때나 앞뒤 내용이 대립될 때 두 문장을 이어 주는 말로 ‘그런데’의 뜻을 지닌 부사는 ‘헌데’가 아닌 ‘한데’이다.

“한데 무슨 볼일이 있어서 오셨습니까?” “내일 점심 회식을 하기로 하자. 한데 장소는 어디로 하지?”

앞의 내용과 뒤의 내용이 상반될 때 ‘그러나’의 뜻으로 쓰이는 ‘허나’ 역시 동사 ‘하다’를 활용한 형태인 ‘하나’가 맞는 표기이다. “철수는 영희를 만나러 갔다. 하나 영희는 집에 없었다”처럼 쓸 수 있다.

‘하다’는 문장 앞에서 ‘하나’, ‘하니’, ‘하면’, ‘하여’, ‘한데’, ‘해서’ 따위의 꼴로 쓰여 ‘그러나’, ‘그러니’, ‘그러면’, ‘그리하여’, ‘그런데’, ‘그래서’의 뜻을 나타낸다.
오명숙 어문부장 oms30@seoul.co.kr
2021-09-3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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