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쉬운 수능’ 안되면 사교육 못잡아

[사설] ‘쉬운 수능’ 안되면 사교육 못잡아

입력 2010-12-09 00:00
업데이트 2010-12-09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011학년도 대학입시 수학능력시험 결과가 어제 개별 통보됐다. 우열을 가려야 하는 시험의 속성상 만족하는 응시생은 소수에 불과하고 많은 수험생이 성적표를 받아들고 실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 진학도 긴 인생 여정에서 겪는 과정의 하나일 뿐이다. 하루빨리 실의를 딛고 일어나 본인의 성적과 적성에 맞는 대학·학과를 찾아 준비하기를 기대한다.

이번 수능은 지난해보다 많이 어려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더구나 교육 당국이 사교육 억제책으로 적극 추진한 ‘EBS 교재 연계 출제’마저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당국은 수능 직후 EBS 교재에서 70% 이상 출제했음을 강조했고, 일선 교사·강사들은 그같은 연계성을 인정했다. 다만 출제 비율은 높았으되 문제를 원형보다 너무 어렵게 바꾸어 내는 바람에 학생들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EBS 교재 연계’를 원점부터 재검토하라고 요구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EBS 교재 연계’는 계속해야 한다. 그래서 학원에 가지 않고 EBS 교재로 혼자 공부하는 학생들이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얻게끔 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그나마 학원에 몰리는 일이 줄어들 테고 사교육 부담이 경감될 터이다. EBS 교재에 나온 문제를 그대로 출제할 수야 없지만 비슷한 유형에 비슷한 난도로 활용하면 학생들이 먼저 공부한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결국 핵심은 대입 준비 과정에서 사교육의 폐해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있다. 해답은 역시 수능을 쉽게 출제하는 데 있다. 수능이 쉬우면 상위권에서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지만, 수능이 상위권 학생들 성적 가리라고 존재하는 건 아니다. 교육 당국이 앞으로 몇년간 ‘쉬운 수능’을 꾸준히 유지해 신뢰를 얻는 길만이 사교육을 잡는 방법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0-12-09 31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