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브루나이 정상회담은 양국 윈·윈 기회/조원명 주브루나이 대사

[기고] 한·브루나이 정상회담은 양국 윈·윈 기회/조원명 주브루나이 대사

입력 2014-12-10 00:00
업데이트 2014-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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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명 주브루나이 대사
조원명 주브루나이 대사
브루나이는 보르네오섬 북부에 있으며 경기도 절반 정도의 면적에 인구 41만명의 조그마한 나라다. 적도 근처에 위치해 짙푸른 열대우림을 가진 나라이며, 무엇보다 석유와 가스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에너지 부국이다. 이 지하자원 때문인지 100여년간 영국의 보호령하에 있었고, 대부분의 식민지들이 독립한 이후인 1984년 1월에서야 독립했다. 한국과는 1984년 수교한 이래 양자관계뿐만 아니라 아세안(ASEAN)을 통한 지역 협력, 국제무대에서 지지를 통해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오고 있다.

이렇듯 우리의 오랜 우방국인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이 9~10일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다. 양국 정상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그간의 관계 발전을 평가하고, 앞으로 30년을 내다보는 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볼키아 국왕은 1968년 공식 즉위해 지난 46년간 브루나이를 부유하고 평화롭게 이끌어 온 군주로서 브루나이의 국왕 겸 총리이자 국방장관, 재무장관을 겸하는 절대적인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국왕의 위상과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번 양국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를 여러 측면에서 한 단계 격상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첫째, 건설·에너지 등 양국 간 전통적인 협력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기회다. 우리 건설기업은 양국이 정식 수교하기 이전인 1970년대 초부터 진출해 브루나이의 대표적인 건물을 시공해 왔다. 또한 우리는 지난 20여년간 브루나이산 원유·가스를 수입해 우리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은 물론 브루나이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에도 기여해 왔다. 이러한 협력의 역사를 바탕으로 최근 브루나이 정부가 추진 중인 인프라 확충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다.

둘째,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간 새로운 분야의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브루나이는 최근 ‘비전 2035’라는 기치 아래 천연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다각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을 추구하고 있고, 이를 위해 산업화의 경험과 경쟁력을 갖춘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가진 양국이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윈·윈할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시키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끝으로 이번 정상회의는 아세안을 통한 브루나이와의 지역협력과 국제무대에서의 협력관계도 더욱 돈독하게 할 수 있는 기회다. 브루나이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변함없이 지지하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한 통일 기반 조성의 든든한 지원 세력이 돼 주도록 설득할 것이다.

지난 30년간 차곡차곡 쌓아 온 협력을 통해 브루나이에서는 한국에 대한 신뢰와 호감이 폭넓게 형성돼 가고 있다. 이렇듯 잘 닦인 터전 위에 이번 볼키아 국왕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다양한 협력의 씨앗이 뿌려져 브루나이의 열대우림과 같이 무성하게 자라나길 바란다. 이번 정상회담이 비옥한 땅에 뿌려진 씨앗이 싹을 틔울 수 있게 하는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2014-12-1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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