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내비게이션 방식의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

[열린세상] 내비게이션 방식의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

입력 2014-04-03 00:00
업데이트 2014-04-03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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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난 후 한 달 가까이, 부모들의 바람과 걱정 속에 가슴이 가장 설레는 시기다. 모두가 새로운 꿈과 희망 속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바라보며 아이들의 교육에 새로운 설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부모들이 공부하고 생활해 왔던 과거와 오늘의 교육환경은 너무도 다르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정도의 나이만 돼도 학생들은 이미 스마트기기 활용에 익숙한 상태이고 교실마다 대형 화면을 통해 양질의 동영상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정부에서는 금년부터 디지털 교과서를 시범적용하고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를 활용한 자기주도적 학습환경을 구축,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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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
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
따라서 이 아이들이 사회적 경제주체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될 30~40년 후에는 우리가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게 될 것으로 본다. PC시대, 인터넷시대, 모바일 시대를 거쳐 초(超)연결 시대에 돌입하게 되는 고도 지식창조사회에서는 IT환경의 개인화, 지능화 및 만물인터넷화가 가속되며, 빅데이터와 창의성 그리고 글로벌 개방형 생태계가 조성되고, 융합과 다양화의 공존, 감성과 공감의 사회문화 등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이 형성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에서 가장 중요는 가치는 진정성, 신뢰성, 소통능력, 디지털능력, 그리고 자부심이다. 우리가 아이들과 함께 삶의 지혜를 얻고, 그 속에서 보람을 찾으며 비록 작은 공(功)일지라도 이것으로 아이들의 과(過)를 감싸주고 아이들의 숨어 있던 잠재력과 비전을 믿으면, 아이들은 반드시 믿는 만큼 세상에서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하기 마련이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을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로 키우고 싶을 것이다. 그럼 우리 아이들이 미래 사회의 바람직한 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교육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성실과 진실 그리고 노력이라는 기본 속에 다양성과 융합의 사고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본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교육 도구가 바뀌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뜻한 바를 이룰 수 있다. 단지 보다 합리적인 방법을 발견하고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라고 본다.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변화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줘야 한다. 이는 비단 ‘자녀교육’에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현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획일성과 지나치게 결과 위주란 점이다. 이 또한 다양성과 과정 위주로 바꿔 나가야 한다. 다양성과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창의성을 키워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속담처럼 아이들은 반복적인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아이들에게 운전할 때 우리가 이용하는 ‘내비게이션 방식’의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경우 알려주는 길을 따라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일에만 몰두하지 주변을 살필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 목적지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미리 가는 길을 머릿속으로 생각해보고 출발하지만 길을 잘못 들어 헤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그러한 시행착오 속에 주위의 많은 정보들을 알았기에 다음에 그 길을 다시 갈 경우 큰 어려움은 없게 된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새로운 관련 정보들을 얻을 수 있기에 아이들은 문제해결 능력을 더 키울 수 있게 된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결여된 내비게이션 방식의 교육, 즉 과정보다는 빠른 결과만을 추구하고 중요시하는 교육, 오로지 한 길만을 찾아가는 교육은 결코 창의성을 키울 수 없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늦고 멀지라도 내비게이션 방식의 교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여기서 이어령 교수님의 “The Number One”이 아닌 “The Only One” 인재로 키워야 한다”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새기면서 이 글을 마친다.
2014-04-0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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