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선, 폭탄공격으로 ‘얼룩’…38명 사망

이라크 총선, 폭탄공격으로 ‘얼룩’…38명 사망

입력 2010-03-08 00:00
업데이트 2010-03-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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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총선이 7일 전국 18개 주 1만여 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치러졌지만 무장세력의 폭탄공격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이라크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투표 시작 시간인 오전 7시를 전후로 수도 바그다드, 팔루자, 바쿠바 등지에서 무장세력의 로켓탄과 박격포 공격이 줄을 이으면서 모두 25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우선 바그다드 북부 한 건물이 카튜사 로켓탄 공격을 받고 붕괴돼 25명이 숨졌고 바그다드 서부 건물에서 폭탄이 폭발해 4명이 숨졌다.

또 박격포 70여 발이 바그다드 곳곳을 강타하면서 8명이 숨졌고 바그다드에서 20km 떨어진 마무디야 지역에서는 투표소 안에서 폭탄이 터져 경찰관 1명이 숨졌다.

미국, 영국 대사관 등 외국 공관이 밀집해 있어 최고의 경계태세를 자랑하는 바그다드 ‘그린존’에도 여러 발의 박격포 공격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이전, 이미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거를 막겠다고 선포한 무장세력은 도로 대부분이 보안당국의 통제 아래 있자 미리 매설해 놓은 폭탄을 터뜨리고 도시 외곽에서 박격포를 쏘며 공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수니파 무장세력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집권한 시아파 현 정부를 인정하지 않으며 무장투쟁을 이어 왔다.

지난 3∼4일에는 부재자 투표소 등을 겨냥한 자살 폭탄공격으로 모두 45명이 숨졌고 총선을 하루 앞둔 6일에도 폭탄공격에 4명이 숨졌다.

이라크 보안당국은 총선일을 맞아 바그다드 공항을 폐쇄하고 바그다드에 50m 간격으로 검문소를 설치하는 한편, 시내에 20만명의 보안 요원을 배치했지만 무장세력의 잇단 폭탄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이날 투표를 마친 뒤 “무장세력의 공격은 투표소로 향하는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이들 공격이 이라크인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의지를 꺾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번 총선은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후 두 번째 정식 총선으로, 미군 철수 이후 전후 재건의 초석을 다지고 이라크식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지는데 매우 중요한 선거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총선 당일까지 무장세력의 공격이 이어짐에 따라 총선 이후에도 수니-시아파 종파 간 갈등이 심화되는 등 정치적 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오는 8월까지 전투병력 철수에 이어 내년 말까지 완전 철수를 목표로 하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군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현재 판세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정당 연맹체 ‘법치국가연합’이 다른 정파에 비해 다소 우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진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법치국가연합이 다수당이 되더라도 안정적인 제1당 지위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총선 이후 거국 내각 구성과 오는 6월 신임 총리 선출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반미 강경 시아파인 무크타다 알-사드르 정파가 이번 총선에서 어느 정도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미와 함께 친이란 성향을 띤 사드르 정파의 선전은 미군 철수 일정을 앞당기고 이란-이라크-시리아로 이어지는 ‘반미 시아파 벨트’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알-사드르는 이날 이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점령 하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은 비합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으로부터 해방을 위해 국민들은 일단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선거에는 12개 정당연맹체 및 86개 정당 소속 후보 6천172명의 후보가 출마, 총 325개 의석을 놓고 경합했다.

이르면 오는 11일께 일부 지역의 투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며, 전체 결과는 오는 18일 발표될 예정이라고 유엔 관계자는 전했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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