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수용소 생체실험 주동자 문건 발견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체실험 주동자 문건 발견

입력 2010-03-23 00:00
업데이트 2010-03-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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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잔혹한 인체실험을 실시하고 수감자들의 삶과 죽음을 가르는데 주요 역할을 의사들의 이름이 적힌 문건들이 발견됐다.

 이들 의사에는 ‘죽음의 천사’로 불리는 요제프 멩겔레도 포함돼 있다.

 쿠폰과 증명서 등을 포함해 280건에 달하는 문건은 수용소가 세워졌던 폴란드 비엘스코주(州) 오시비엥침(독일어로는 아우슈비츠)의 한 주택 보수 도중 다락방에서 발견됐다고 아우슈비츠 박물관 소속 역사가인 아담 치라가 22일 밝혔다.

 전쟁중 한 나치 친위대 장교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택의 주인은 발견된 문건들을 지난 19일 박물관에 건네줬다.

 몇장의 설탕구매 쿠폰들에는 ‘호르스트 피셔’와 ‘프리츠 클라인’의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이들은 2차대전 이후 자신들이 저지른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죄목으로 처형됐던 나치의 의사들이라고 치라는 말했다.

 치라는 또 1943년 6월 발행된 한장의 설탕 쿠폰은 ‘죽음의 천사’로 불렸던 수용소 내과의사 요제프 멩겔레의 것으로 보인다며 쿠폰에 적힌 이름이 명확치는 않다고 설명했다.

 1944년 2월에 발행돼 0.28㎏의 버터를 살 수 있는 쿠폰의 경우 ‘메르게를레’(Mergerle) 의사의 것으로 돼 있으나 당시 수용소에는 이런 이름을 지닌 나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아 쿠폰 담당 직원이 멩겔레의 이름을 잘못 기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수용소 의사와 약사들은 수감자들을 상대로 인체 실험을 실시했고 수용소에 들어오는 유대인들을 검사해 노동을 시킬지 아니면 살해할지를 당국이 결정하는데 도움을 줬다.

 특히 멩겔레는 나치가 패전한 후 남미로 도주해 브라질에 숨어살다가 1979년 상파울루 근처 베르티오가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문건들에는 ‘아돌프 크뢰메르’라는 약사의 사망 증명서도 포함돼 있었다. 증명서에는 그가 1944년 2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돼 있다.

 또 독일어로 된 수용소 주변 지역 지도도 포함돼 있다. 이밖에 약 150장에 달하는, 이름이 기재되지 않은 음식구매 쿠폰들도 들어 있다.

 치라는 “이번 발견은 나치 친위대원들은 아니지만 수용소내 주요 살인자들의 이름이 들어있는 문건들이 2차대전 후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발견됐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측은 소속 역사가들이 문건들 가운데 일부만 살펴본 상태라고 전했다.

 나치가 폴란드 점령 1년만에 세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선 1940~1945년 대부분이 유대인들인 100만여명이 가스실에서 살해되거나 질병 또는 기아로 목숨을 잃었다.

바르샤바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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