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봉급인상… ‘자살물결’ 막을까

폭스콘 봉급인상… ‘자살물결’ 막을까

입력 2010-05-29 00:00
업데이트 2010-05-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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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및 아이패드 부품 공급업체인 대만 팍스콘(富士康)사가 중국 선전 공장 근로자들의 연쇄 자살기도 사건 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봉급 인상책’을 내놓았다.

 팍스콘사의 모기업인 대만 훙하이그룹(鴻海科技集團)은 28일 팍스콘 선전공장 근로자들의 임금을 평균 20% 가량 올리는 내용의 임금인상 방안을 발표했다고 대만과 홍콩 신문들이 29일 보도했다.

 물론 훙하이그룹의 대변인은 “경기회복에 따라 임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오랫동안 검토해 왔다”면서 이번 팍스콘 선전공장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인상이 연쇄자살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생명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이번 임금인상 조치로 근로자들의 ‘자살물결’이 중단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은연중 내비쳤다.

 훙하이그룹은 조만간 임금인상 조치를 실행할 예정이며,이번 임금인상을 위해 총 27억대만달러의 재원을 확보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팍스콘 선전공장 근로자들의 평균 월급은 현행 900위안(15만7천원)에서 1천100위안(19만2천원) 수준으로 인상된다.

 현재 대다수의 근로자들은 한 푼이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 거의 매일같이 잔업을 하고 있지만 이들이 한달에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많아야 1천500위안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봉급 인상 조치로 팍스콘 선전공장 근로자들의 연쇄 자살 기도가 중단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노동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근로여건과 기업문화 등이 기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자살기도 사건은 계속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28일에도 선전공장에는 ‘13번째 투신사건이 일어났다’는 등 각종 루머가 나도는 등 근로자들의 심적동요가 심각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근로조건 개선과 함께 노동자 조직 결성 필요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중국노동관계학원의 왕샹첸(王向前) 교수는 “고용주로부터 자유로운 강력하고 독립적인 노동자조직을 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노동조합 총본부격인 중화전국총공회(總工會)도 젊은 농민공들을 대상으로 한 노동조합 하부조직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현지 신문들은 전했다.

 한편 지난 4월 6일 투신자살을 기도,중상을 입고 입원중이던 장시(江西)성 출신 여자 근로자(18)가 28일 숨졌다고 홍콩의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이로써 올들어 팍스콘사에서 투신자살한 근로자는 모두 11명으로 늘어났다.

 팍스콘사 선전공장에서는 지난 1월23일 이후 4개월여 만에 모두 13건의 자살기도(투신 12건 포함)가 이어져 1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자살을 시도한 종업원들은 모두 25살 미만이다.

 팍스콘사 선전 공장에는 총 42만여명의 종업원들이 일하고 있으며,근로자 가운데 85%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태어난 농민공들이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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