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해저에 맨해튼 크기 기름기둥”

“멕시코만 해저에 맨해튼 크기 기름기둥”

입력 2010-08-21 00:00
업데이트 2010-08-2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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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양과학연구소 “길이 35㎞·두께 200m… 원유 7% 섞여”

멕시코만 해저에 지난 4월20일 발생한 원유유출 사고로 뉴욕의 맨해튼 크기 만한 거대 기름기둥이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우즈홀 해양과학연구소 연구진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사고현장 인근 해저 1~1.2㎞에서 길이 35㎞, 폭 1.6㎞, 두께 200m짜리 기름기둥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멕시코만에서 흘러나온 원유 대부분이 바다 밑에 남아 있다는 주장은 그동안 계속 제기됐었지만 ‘기름기둥’에 대한 구체적 결론을 내린 보고서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이번 조사를 맡았던 리처드 캐밀리는 사고지역 주변의 바닷물 표본을 채취해 질량분석계 등으로 분석한 결과, 바닷물의 석유탄화수소 농도가 ℓ당 50㎍(마이크로그램·1㎍은 100만분의1g)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미세한 기름이 물속에 섞여있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기름기둥에 포함된 원유의 양이 유출된 원유의 7%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들은 기름기둥이 분산되지 않고 해저에 얼마나 남아있을지도 걱정이다.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다. 기름기둥이 위치한 지점의 수온이 낮은 점 등을 감안할 때 기름이 분해되는 속도가 지표면에서 분해되는 속도의 10분의1 정도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심해의 생태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기름기둥의 위치가 바다의 주요 어종들이 사는 지점보다 훨씬 아래에 있어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해양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앞서 유출 원유의 75%가 수거되거나 증발·소각돼 사라졌다고 밝혔지만 학계는 유출 원유의 70%가량이 멕시코만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다고 주장해 왔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2010-08-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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