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광부들, ‘대통령팀’과 축구한판…등번호 전부 33

칠레광부들, ‘대통령팀’과 축구한판…등번호 전부 33

입력 2010-10-26 00:00
업데이트 2010-10-2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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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 69일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칠레 광부 33명이 25일(현지시각)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초대로 대통령궁 라 모네다을 방문,영웅 대접을 받았다.

 깔끔한 검은 신사복 차림의 영웅들은 구조 순서대로 피녜라 대통령으로부터 칠레 국가와 함께 그들이 무너진 갱내에 있을 때 맞았던 독립 200주년을 기념하는 메달을 받았다.

 또 그들을 한 사람씩 지상으로 끌어올렸던 구조캡슐 피닉스를 축소한 복제품이 기념품으로 주어졌다.

 33명 가운데 유일한 외국인인 카를로스 마마니는 볼리비아 국기와 함께 같은 선물들을 받았다.

 구조 대원들 가운데서 지하 갱도에 진입하는 등 특별한 공을 세운 6명도 광부들과 함께 영웅 대접을 받았다.

 피녜라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국민 한 사람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광부 가족들에게 찬사를 보내면서 “내 아내에게 ‘광부 부인들이 보여준 절반만큼만 나를 사랑한다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피녜라 대통령은 또 광부와 다른 직종에 근무하는 노동자들 위한 보호 조치들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대통령 궁에서 행사를 마친 일행은 곧바로 국립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겨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친선축구 경기를 즐겼다.

 흰색 유니폼의 광부 선수들은 2개월간의 지하생활에도 구출 2주 만에 거의 체력을 회복한 듯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후반전에 들어서는 급격한 체력 저하 현상이 역력했다.

 광부 팀은 피녜라 대통령을 포함한 각료들과 구조대원들로 구성된 붉은색 유니폼의 지상 혼성팀을 맞아 5명의 선수를 교체하면서 프로 축구선수 출신의 프란클린 로보스(53)가 선제골을 넣는 등 전반에 2대 0으로 앞섰으나 체력이 소진되면서 후반에 들어 3대2로 역전패했다.

 양팀 선수들 유니폼의 등번호는 한결같이 33번으로 죽음 일보 직전에서 살아서 돌아온 광부 33명을 기렸다.

 피녜라 대통령은 경기가 끝난 후 “이긴 팀은 대통령궁으로 가고 진 팀은 탄광 갱으로 가기로 내기를 했다.이렇게 됐으니 약속대로 광부들은 다시 탄광 갱으로 가고 우리가 구조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산티아고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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