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재앙 三災 통곡의 아이티

대재앙 三災 통곡의 아이티

입력 2010-11-18 00:00
업데이트 2010-11-18 00:3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자연재해(지진), 질병(콜레라)에 이어 인재(폭력 시위)까지.

아이티에서 콜레라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며 사실상 대재앙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웃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콜레라 환자가 나왔다. 성난 민심은 원망의 화살을 유엔평화유지군에게 겨눴다. 대선을 불과 10여일 앞둔 가운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지 확대
16일(현지시간)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임시 병원에서 콜레라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가 치료를 받고 있다. 콜레라로 숨진 환자는 이날 현재 1034명으로 집계됐다. 아이티 인접국가인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도 이날 첫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포르토프랭스 AP 특약
16일(현지시간)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임시 병원에서 콜레라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가 치료를 받고 있다. 콜레라로 숨진 환자는 이날 현재 1034명으로 집계됐다. 아이티 인접국가인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도 이날 첫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포르토프랭스 AP 특약
아이티 보건 당국은 지난 10월 첫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이후 이날까지 1034명이 사망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환자 수는 1만 6800명으로 집계됐다. AFP통신은 “지난 주말 이후에만 사망자가 117명, 환자 수는 2150명이 늘어났다.”면서 “갈수록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지역도 넓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처럼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극심한 식량 부족 속에서 아이티 국민들의 위생 상태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이티 국민들의 하루 생활비가 1달러 25센트인데 비누 한 장은 50센트나 한다.”면서 “아이티인 대부분이 위생에 관심을 두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다 콜레라를 경험한 의료진이나 각종 약품도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이티 내 콜레라 감염자 수가 10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거기다 하페즈 가넴 세계식량기구(FAO) 부국장은 식량생산 급감으로 인한 식량가격 폭등 우려가 높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무기력한 정부의 대응과 가족의 죽음에 분노한 아이티 민심은 유엔평화유지군을 콜레라 주범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아이티 제2의 도시 카프아이시앵 등지에서 시작된 유엔평화유지군 규탄 시위가 전국 각지로 번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2명이 유엔군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AFP통신은 “아이티에 파병된 네팔 출신 유엔군이 콜레라균을 가져왔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아이티인들이 이 소문을 정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이티 주재 유엔사무소는 이에 대해 “네팔 평화유지군은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면서 “소문은 28일 대선을 앞두고 정국 불안을 조성하려는 불순한 목적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이티와 인접한 도미니카공화국의 바우티스타 로하스 공중보건장관은 “아이티에서 휴가를 보낸 한 노동자가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미니카는 아이티에서 콜레라가 확산되기 시작한 초기부터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방역 조치를 해 왔지만 첫 발병이 확인되면서 대유행을 걱정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0-11-18 19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