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오바마 돈줄 낙하산 대사 ‘낙제점’ 사임

美오바마 돈줄 낙하산 대사 ‘낙제점’ 사임

입력 2012-02-25 00:00
업데이트 2012-02-25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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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는 뒷전, 국내 수시로 들락날락..‘외교 구멍’

2008년 대선때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막대한 자금을 댔던 공로로 지명된 외국주재 대사가 외교는 뒷전인 채 사적인 일로 국내를 수시로 들락날락하는 ‘모럴 해저드’ 행태로 사임한 것으로 24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외교정책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공을 세웠다는 이유로 대사를 임명하는 관행을 단절하겠다고 후보시절 공약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대선에서 자신을 도운 ‘큰 손’들 몇명을 외국 대사에 임명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하마 대사로 임명된 니콜 아방.

음반사 경영자인 니콜 아방은 가족 전체가 오바마 진영에 여러 경로로 정치자금을 후원했고 그 공로로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하마의 대사로 2009년 6월 임명됐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보도에 따르면 국무부 감사에서 아방 바하마 대사는 현지 외교활동을 “망가뜨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지난해 11월 감사가 계속되자 사임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무부 감사 자료는 “아방 대사는 지난 2009년 대사로 부임한 이후 오랫동안 대사관 운영을 파행적으로 했으며 리더십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아방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첫해 바하마 대사로 지명받기 전까지 외교경력은 전무하며 사업가로서 캘리포니아에서 오바마 후보 정치자금 후원행사를 주도했었다.

아방 대사는 겉으로는 교육, 대체에너지, 중소기업 발전, 여성 인권신장, 장애 인권 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무부 감사결과 바하마 현지에 머문 시간보다는 고향인 로스앤젤레스에 사적인 일로 숱하게 왕래했고, 바하마에 있더라도 대외활동보다는 관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방 대사는 지난 2009년 9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2년여 중 276일동안 바하마에 없었으며 102일은 사적인 일로 미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중 공식출장때문에 바하마를 비운 날은 23일에 불과했다.

국무부는 감사보고서에서 “임지를 숱하게 비우고 주로 관저에만 머물렀던 것은 대사업무에 무관심했다는 것을 나타내며, 대사가 많은 시간 자리를 비움으로써 외교업무가 엉망이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방 대사는 국무부 본부와 정책관련 협의를 거의 하지 않았고, 주로 부대사에게 업무를 맡겨 실제 바하마 외교 현안에 대한 국무부 지침에 대한 이해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방 대사는 지난해말 대사직에서 사임한 후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여전히 오바마 재선을 위한 정치자금 후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한다.

아방 대사 외에도 오바마 정치자금 후원자 출신 대사였던 신시아 스트라움 전 룩셈부르그 대사와 하워드 거트먼 벨기에 대사는 비외교적 발언, 성품으로 논란이 일자 지난해 초 사임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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