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영애 “탈북자들, 힘있는 정부가 도와야”

마영애 “탈북자들, 힘있는 정부가 도와야”

입력 2012-02-25 00:00
업데이트 2012-02-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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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단체들이 아무리 떠들어보았자 탈북자들한테 얼마나 도움이 되겠습니까. 힘있는 정부가 나서줘야지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배고파서 탈출하는 사람들이 영하 30~40도 추위에서 쫓기며 고생하는데 대한민국 정부는, 국회는 뭘 하고 있습니까?”

미주탈북자선교회 마영애 대표(49)는 본인이 탈북자 신분이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서 공작원으로 일하다가 모함을 받아 체포령이 내려졌고 중국으로 지난 2000년에 빠져나왔지만 공안에 붙잡혀 35일간 감옥에서 갖은 고초를 당했다.

결국 아는 사람을 통해 당시 중국 돈을 뇌물로 주고 경찰의 협조를 얻어 간신히 탈출에 성공했다.

마 대표를 호송하는 경찰차량이 속도를 줄여주었고 그 틈에 차에서 뛰어내려 영하 30도가 훨씬 넘는 강추위 속에서 발톱이 세 번 빠져가며 도망쳤다.

마 대표는 이후 미국으로 망명해 탈북자 권익을 위해 일하고 있다.

탈북자와 관련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뉴욕 맨해튼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인사로, 지난 2009년에는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를 50미터나 쫓아가며 시위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 대표는 한국 피랍·탈북인권연대와 함께 지난 20일부터 다시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움직임을 규탄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하루 두 시간씩 하고 있다.

이 시위는 1차로 오는 3월26일 천안함 폭침 2주기까지 계속할 예정이며 미국 내 한인단체와 인권단체들이 참여한다.

”탈북자들이 왜 목숨을 걸고 북한에서 나오겠습니까? 배가 고파서 더 견디지 못하고 나오는 것 아닙니까. 정치적 성향 때문에 목숨 걸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중국은 이들을 북한으로 보내버리고, 북한은 이들을 수용소로 보내거나 처형하는 등 무자비하게 다룹니다. 이런 상황을 국제사회에서 보고만 있으면 됩니까?”

그는 이번 시위를 시작하면서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각각 서한을 보냈다.

힘있는 국가와 국제기구가 도와달라는 뜻이다.

마 대표는 자신의 남편도 북한에서 처형당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남편이 처형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004년 워싱턴DC에서 열린 자유북한의 날 행사 인터뷰 때 언론에다 다 까발려 버렸어요. 북한이 만일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면 공개적으로 부인했을텐데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도 없습디다”.

그는 당초 북한에서 전통악기인 양금을 연주한 예술인이다. 지금도 미국에서 오페라단이나 가수들과 함께 음악회를 갖기도 한다. 미국의 전국대회에서 금상을 받는 등 양금 연주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탈북자에 대한 걱정이 가득 차 있다.

”대한민국 헌법에 북한 주민들도 다 국민으로 돼 있지 않습니까? 그런 국민이, 북한의 어린이들이 꽃제비라고 불리며 각국을 떠도는 거지로 살아가고 있는데 대한민국 국회에서 한목소리를 내주지 않아요. 이들의 인권에 관심을 갖자는 북한 인권법안이 몇 년 전에 제출됐지만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북한인권법은 미국에서는 2004년, 일본에서는 2006년에 제정 공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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