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엘피다 도산에 충격…”한국에 패배”

日, 엘피다 도산에 충격…”한국에 패배”

입력 2012-02-28 00:00
업데이트 2012-02-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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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의 D램 반도체 업체 엘피다메모리의 도산에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일본 정부와 업계는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를 공략하기 위해 엘피다메모리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가면서까지 살리려 했으나 실패했다.

일본 언론은 28일 유일의 D램 반도체 업체가 한국 업체 등의 공세에 밀려 좌초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1980년대 일본은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에서 절대 강자였다. 1987년에는 세계 점유율이 70%대에 달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를 통한 저 가격대의 제품으로 공세를 시작한 한국 업체 등에 밀려 일본의 D램 반도체는 위축됐고, 결국 히타치제작소와 NEC, 미쓰비시전기 등의 반도체 사업을 엘피다 1개사로 집약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엘피다의 경영파탄이 일본 제조업의 어려운 실태를 상징하고 있다면서 1980년대 세계를 석권했던 일본의 반도체가 엔고와 경영판단의 잘못으로 신흥국에 자리는 내주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반도체는 2∼3년 주기로 시황이 크게 변동하는 업종으로 한국의 삼성전자 등은 시황이 악화했을 때 오히려 대규모 투자로 제품 경쟁력을 높였지만, 일본 업체들은 증산에 따른 가격 하락을 피하기 위해 투자를 줄였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일본 업체는 한국에 추월당했고, 최첨단 제품의 개발도 뒤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엘피다의 경영이 악화한 것은 삼성전자와 대만기업 등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면서 “유럽의 재정 위기 등으로 컴퓨터와 가전제품이 팔리지 않으면서 D램 가격이 급락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엘피다가 향후 제휴 업체를 찾아 재기를 시도하겠지만 세계시장의 3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은 거액의 투자를 늦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삼성과 라이벌 기업 간의 차이가 확대일로여서 엘피다에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정부가 2009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엘피다가 도산 위기에 몰렸을 때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려가면서 한국 업체와 대결하겠다는 전략을 실행했지만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엘피다는 일본 국내 업체나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대만의 난야 등으로부터 자본을 끌어들여 경영 재건을 시도하려 하고 있지만 회생 전망이 불투명하다.

현실적으로 도산한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기업이 나서기 어려운데다 투자와 기술개발에 앞선 삼성전자와의 경쟁력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엘피다는 2009년 정부로부터 300억엔(약 4천200억 원)의 공적자금을 출자받았으나 이 가운데 280억 엔이 잠식됐고, 은행권으로부터 1천억엔(약 1조 4천억 원)의 협조융자를 받았으나 상환이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엘피다가 법정관리를 통해 4천480억 엔에 달하는 부채의 탕감이나 출자전환,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신규 차입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모색하겠지만 회생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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