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비크, 후회 기색없이 “총리 살해 계획했다”

브레이비크, 후회 기색없이 “총리 살해 계획했다”

입력 2012-04-20 00:00
업데이트 2012-04-20 11:3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비디오게임·명상·스테로이드 복용 통해 공격 준비왕궁도 공격 대상…연일 태연한 법정 진술

노르웨이에서 지난해 7월 폭탄과 총기난사로 77명을 숨지게 한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3)가 후회 기색도 없이 치밀하게 준비한 학살극을 연일 법정에서 태연하게 진술했다.

단지 19일(현지시간)에는 변호인의 조언을 받아들였는지 재판이 시작된 지난 16일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들어서면서 극우파식 인사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사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는 여전히 거침이 없었다.

브레이비크는 공격을 준비하면서 외부 세계와 연락을 끊고 비디오 게임에 몰두하며 자신의 목표를 더욱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비디오 게임 중에는 민간인 대량학살 장면이 등장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으며, 브레이비크는 이 게임을 통해 학살극에 돌입했을 경우 조준장치를 어떻게 이용할지 감을 얻고자 했다.

공격 과정에서 감정을 배제하고자 명상을 했으며 체력 강화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또 브레이비크는 당초 왕궁을 포함해 오슬로에서 3개의 폭탄을 터트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비료폭탄(fertilizer bomb) 하나 만드는 것조차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브레이비크는 정부 건물 폭파가 정치적으로 가장 상징성을 띠었지만 살인극을 위해 집권 노동당 청소년 캠프지인 우퇴위아 섬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건물이 붕괴되지 않았다는 라디오 뉴스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르웨이 총리를 지낸 그로 할렘 브룬트란드를 붙잡아 참수할 계획이었다고 밝혀 법정 안을 놀라게 했다. 인터넷에 참수 모습의 동영상을 올릴 생각이었지만, 브룬트란드 전 총리는 브레이비크가 우퇴위아 섬에 도착하기 전에 현장을 떠났다.

자칭 반이슬람 전사인 브레이비크는 또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가 참수형을 이용하는 데 영향을 받았다면서 참수는 유럽의 전통적인 극형법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 모든 일을 저지르고 나서 자신이 살아남을 확률은 5% 이하로 봤다고 덧붙였다.

희생자 가족들은 이날도 혹시나 하면서 브레이비크가 자신의 씻을 수 없는 범죄에 대해 참회하기를 기대했지만 또다시 실망만을 하게 됐다.

이날도 브레이비크는 희생자들을 노동당과 관련이 있는 “반역자들”이라고 지칭해 전혀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았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