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청소 하지 마세요”… 귓속 박테리아 배출

“귀청소 하지 마세요”… 귓속 박테리아 배출

입력 2012-10-17 00:00
업데이트 2012-10-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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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귓속에 들어앉는 성가신 존재, 귀지.

혹시나 귀지가 쌓일세라 열심히 ‘귀 청소’를 하는 이들이 많은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추산에 따르면 북미 대륙에서 사람들이 가정용 귀지 제거 용품에 쏟아부은 돈은 지난해에만 총 6천300만달러(약 695억원)에 달한다.

1천200만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매년 귀지 제거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집계도 있다.

그러나 귀지는 특별히 불편한 증세를 일으키지 않는 한 오히려 내버려둬야 할 존재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조언했다.

의사들은 면봉이나 이어캔들(귀지 제거를 위해 귀에 꽂아 사용하는 양초) 등을 사용해 귀지를 제거하는 것을 되도록 삼가라고 입을 모은다.

귀지는 귀가 스스로 청결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의 일환으로, 귓속에 유입된 박테리아나 먼지가 다시 배출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귀지는 귓속에 들어간 이물질과 함께 턱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밖으로 밀려나가고, 귓구멍 근처에 다다르면 말라비틀어져 자연스럽게 밖으로 떨어져 나간다.

물론 이 같은 과정이 늘 원활하게 이뤄지지는 않는다.

귀지가 귓속에 가득 쌓이면 부분적 청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안전하게만 할 수 있다면 스스로 귀지를 제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귀를 너무 자주 파면 이도(耳道)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귀지마저 없애 귓속을 습기에 노출시키고 감염에 취약한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 의사들의 지적이다.

특히 귀지를 파낸답시고 면봉 등의 도구를 귀에 찔러넣는 일은 “생각도 해선 안 된다”고 WSJ는 강조했다.

귓속에 귀이개 등 도구를 집어넣다 고막이 뚫릴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귀지를 파내려다 사실 더 깊이 밀어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면봉도 귓구멍과 외이 부분에만 사용하고 이도 속으로 집어넣어서는 안 된다.

이어캔들에 대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까지 나서서 화상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의사들은 대신 귀지를 물렁하게 할 수 있는 미네랄 오일이나 베이비 오일, 시판 점이제, 과산화수소 등을 귓속에 떨어뜨린 후 알아서 빠져나오도록 하는 방법을 권장한다.

그래도 잘 되지 않으면 흡인기를 사용해 살살 제거하거나, 물로 씻겨나가도록 샤워 중에 머리를 한 쪽으로 기울여 보라고 이들은 추천했다.

전문적인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귀 세정 과정에서 고막천공이나 청력 손상, 감염 등의 증상이 1천번에 1번 꼴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뉴욕주립대(SUNY) 의료원 이비인후과장을 맡고 있는 리처드 로젠필드 박사는 “나는 병원에 가면 의사에게 ‘내 귀지가 좋으니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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