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치매와의 전쟁’ 국가 보건프로그램 시동

영국, ‘치매와의 전쟁’ 국가 보건프로그램 시동

입력 2012-11-05 00:00
업데이트 2012-11-05 16:3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캐머런 총리, 조기 진단-치료 체제 추진계획 8일 발표 신기술 이용해 진단 확정 기간 18개월서 3개월로 줄여

영국 정부가 ‘치매와의 전쟁’을 선언한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치매를 조기 진단하고 일찍 치료를 시작, 고통을 줄일 보건 체제의 추진 계획을 오는 8일 공식 발표한다.

이는 현재 치매 진단 확정에 평균 18개월이 걸려 너무 늦게 대처를 시작하는 점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영국에선 60~70만 명이 치매로 고통받고 있으나 많은 사람이 확정 진단을 받지 못해 치료와 요양 등 필요한 보호 조치를 제때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면 진단 확정 기간이 3개월로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치매 증상 악화를 막아 고통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1980~1990년대의 ‘에이즈와의 전쟁’에 비견되는 야심 찬 보건 사업이라고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5일 평가했다.

이 계획의 핵심은 최근 개발된 신기술들을 이용하고 복잡한 관련 의료 체제를 정비하는 것이다.

영국 정부 구상에 따르면 치매를 걱정하는 사람은 우선 가까운 동네 병원에서 일명 ‘10분 기억력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영국 연구진이 개발한 이 검사법은 터치 스크린 컴퓨터나 아이패드로 어떤 물건의 위치를 암기하고 몇 초 후 기억해 내는 6가지 검사로 이뤄져 있다.

일반적인 건망증과 초기치매에 의한 기억장애를 구분할 수 있는 이 검사는 의사 외에 간호사와 의료요원도 시행할 수 있다.

10분 내에 간편하게 끝나고 검사 결과는 즉시 알 수 있는데다 비용은 기존 검사법에 비해 훨씬 적게 든다.

간이 검사에서 비정상 징후가 나타난 환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NHS)이 운영하는 뇌건강센터(BHC)로 가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더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검사를 받는다.

새로 개발된 컴퓨터 진단 프로그램으로 기억력 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인 뇌의 위축이나 뇌혈관 손상 등이 파악된다.

BHC 검사 결과는 즉시 동네 주치의에게 전송되고 이후 치료와 요양 등의 조치가 제공된다.

이와 함께 차량에 진단장비들을 싣고 동네 의원에 찾아가 문밖에서 진료를 도와주는 ‘이동식 치매 진단 승합차’도 운영한다.

영국 정부는 이 시스템을 통해 현재 42%인 조기 진단 성공률을 80%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보건부는 일부 지역에서 BHC와 이동식 진단 승합차 시범사업을 바로 시작하고 성과를 보아 전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중소기업과 대학들의 관련 최첨단 기술 공동 개발 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시범 프로젝트에도 3천9백만 파운드를 지원한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 4일 인터뷰에서 “치매는 해당자와 그 가족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는 파괴적 질병”이라며 국가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국 과학자들과 기업들이 동참할 이 사업이 국민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하고 과학계와 산업계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