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교전 속셈은 따로 있는 듯

이스라엘-하마스, 교전 속셈은 따로 있는 듯

입력 2012-11-18 00:00
업데이트 2012-11-18 11: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 “총선 앞둔 안보심리 자극” 하마스 “주민 지지 상승”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간 충돌이 전면전으로까지 확대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촉발된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이 지난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를 전격 공습하자 일각에선 이례적인 행동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그동안 가자지구의 로켓포 공격을 받으면 주로 해당 발사 지점을 향해 보복 폭격을 가한 것과는 다른 대응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내외부 상황을 근거로 다양한 분석이 제기됐다.

먼저 이스라엘이 내년 1월 총선을 앞둔 만큼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다.

노무라 글로벌 마켓의 알래스테어 뉴턴은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은 역사적으로 선거에 앞서 안보 문제로 표심을 얻으려 해왔다”며 “이 때문에 이번 충돌은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근 팔레스타인이 유엔에 지위격상 신청을 한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은 오는 29일 유엔 총회에 비회원 참관국(non-member observer state)으로의 승격을 신청할 계획이다. 승인되면 팔레스타인이 하나의 국가로 인정되는 셈이어서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팔레스타인의 이러한 움직임에 타격을 주고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이에 비해 팔레스타인은 하마스가 이집트 등 친(親)서방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이 자리를 이슬람주의자들로 대체한 ‘아랍의 봄’에 도취해 힘을 받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또 하마스 지도자들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꿈을 이루고자 기꺼이 ‘순교자’가 되겠다는 자세여서 이스라엘과 결전을 벌이길 원해왔고, 이번에 그러한 바람이 터져 나왔다는 설명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교전이 격화하면서 국내에서도 정치적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지지에서 자치정부를 이끄는 마무드 압바스 수반이 뒷전으로 밀리고 하마스가 앞으로 나서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고 이스라엘로부터 부당하게 공격받았다고 느끼는 가자지구 주민들은 하마스가 무력으로 대응하고, 아랍권 지도자들이 너도나도 연대를 표명하자 오히려 이 위기 상황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한 주민은 압바스 정부가 20여년간 간헐적으로 진행한 협상이 아무런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면서 “이스라엘과의 정치적 해결책은 없다. 그들은 무력을 사용해야 말뜻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교전은 지난 2009년 1월 가자 전쟁이 종료된 이후 양측의 군사력에 많은 발전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에 이스라엘은 정교한 정보와 새로 개발한 병기로 무장해 수백 차례 공습을 퍼부으면서도 민간인 사상자를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했다. 이는 수백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낳았던 과거 전쟁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가스 역류가 적은 병기, 주민들에게 대피 경고를 알리는 문자메시지 전송 및 자동 통화기능, 폭발물이 설치된 지점에서 주민들이 멀어지도록 큰 폭발음을 내 겁주는 섬광 폭탄 등이 민간인 인명 피해를 줄였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의 요격미사일시스템인 아이언돔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이스라엘군은 14~17일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 중 245발을 아이언돔으로 요격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역시 이란산 파즈르-5 로켓 등 강력한 신형 무기를 선보이고,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 로켓포를 발사하는 등 증강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이전과 달리 강하게 맞서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