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기 총리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가 한국과의 외교 관계 복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1일 아베 총재가 한국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해 자민당의 정책 공약인 ‘다케시마(竹島)의 날’ 행사의 정부 주최를 유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재는 한일 관계의 조기 개선을 위해 금명 간 측근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전 재무상을 특사로 파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접촉할 예정이다.
아베 총재는 누카가 특사를 통해 박 당선인에게 조기 정상회담을 요청하는 친서를 전달한다.
오는 26일 총리에 취임하는 아베 총재가 아직 정권을 출범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한국과의 외교 관계 개선을 본격화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당선인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박 당선인은 20일 당선 축하 인사차 방문한 벳쇼 고로(別所浩郞) 일본 대사에게 “앞으로 새 정부와 이번에 (출범하는 일본) 내각이 잘 협력해 한일관계가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화답했다.
◇ 독도 ‘현상태 봉합’하나 = ‘다케시마의 날’ 행사는 시마네(島根)현이 그동안 지방행사로 해마다 2월 22일에 열었으나 자민당은 최근 총선에서 이를 정부 행사로 격상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2월 22일은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식(내년 2월 25일)을 3일 앞둔 민감한 시점이다. 만약 일본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행사로 강행한다면 축하 분위기 속에 치러져야 할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아베 총재가 ‘다케시마의 날’ 행사의 정부 주최를 유보할 경우 한국으로부터 대통령 취임식 초청을 받을 수 있고, 정상회담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계 개선을 추진할 수 있다.
아베 정권이 직면한 외교안보의 최우선 과제는 미국과의 동맹 강화와 센카쿠 갈등을 빚는 중국에 대한 대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과 관계 정상화가 시급하며 독도 문제를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핵·미사일 발사를 되풀이하는 북한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한국, 미국과의 공조 강화가 필수적이다.
아베 정권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민주당 정권이 결정을 미룬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단독 제소도 유보할 가능성이 높다.
◇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관건’ = 독도 갈등이 진정될 경우 최대 관심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이다.
아베 총재는 지난 9월 하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때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하면서, 이를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河野) 담화의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8월 30일 헌법재판소가 위안부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촉구하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우리 정부가 제안한 협의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우익 아베 정권이 앞으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전향적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일본이 합리할 수 없다”는 강한 입장을 갖고 있다. 20일 기자회견에서도 일본을 겨냥해 동북아의 화해·협력·평화를 위한 ‘올바른 역사인식’을 강조했다.
일본이 독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보여주지않는 한 진정성 있는 대화가 어렵다는 뜻으로 읽힌다.
독도나 위안부 문제 외에도 일본 총리나 각료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교과서, 평화헌법 개정을 통한 자위대의 국방군 전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 등 양국 관계를 흔들 수 있는 악재가 널려 있다.
한일 외교 관계자는 자민당 정권의 움직임을 냉정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크게 기대하지도, 그렇다고 무시하지도 말고, 독도와 과거사 문제에서 엄격한 원칙을 갖고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면서 일본과의 외교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외교 관계자는 “자민당 정권이 경제 등 내정과 외교안보 등에서 현안이 산적한 만큼 초창기 외교마찰을 가급적 피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과의 외교에서 진전은 없어도 자극하거나 악화시키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의 새 정부는 외교 안정을 위해 독도나 위안부 문제 등 민감한 현안과 경제 협력, 민간교류 등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관계 정상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베 정권의 우경화가 본색을 드러낼 경우 갈등 국면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아사히신문은 21일 아베 총재가 한국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해 자민당의 정책 공약인 ‘다케시마(竹島)의 날’ 행사의 정부 주최를 유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재는 한일 관계의 조기 개선을 위해 금명 간 측근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전 재무상을 특사로 파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접촉할 예정이다.
아베 총재는 누카가 특사를 통해 박 당선인에게 조기 정상회담을 요청하는 친서를 전달한다.
오는 26일 총리에 취임하는 아베 총재가 아직 정권을 출범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한국과의 외교 관계 개선을 본격화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당선인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박 당선인은 20일 당선 축하 인사차 방문한 벳쇼 고로(別所浩郞) 일본 대사에게 “앞으로 새 정부와 이번에 (출범하는 일본) 내각이 잘 협력해 한일관계가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화답했다.
◇ 독도 ‘현상태 봉합’하나 = ‘다케시마의 날’ 행사는 시마네(島根)현이 그동안 지방행사로 해마다 2월 22일에 열었으나 자민당은 최근 총선에서 이를 정부 행사로 격상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2월 22일은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식(내년 2월 25일)을 3일 앞둔 민감한 시점이다. 만약 일본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행사로 강행한다면 축하 분위기 속에 치러져야 할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아베 총재가 ‘다케시마의 날’ 행사의 정부 주최를 유보할 경우 한국으로부터 대통령 취임식 초청을 받을 수 있고, 정상회담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계 개선을 추진할 수 있다.
아베 정권이 직면한 외교안보의 최우선 과제는 미국과의 동맹 강화와 센카쿠 갈등을 빚는 중국에 대한 대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과 관계 정상화가 시급하며 독도 문제를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핵·미사일 발사를 되풀이하는 북한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한국, 미국과의 공조 강화가 필수적이다.
아베 정권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민주당 정권이 결정을 미룬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단독 제소도 유보할 가능성이 높다.
◇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관건’ = 독도 갈등이 진정될 경우 최대 관심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이다.
아베 총재는 지난 9월 하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때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하면서, 이를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河野) 담화의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8월 30일 헌법재판소가 위안부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촉구하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우리 정부가 제안한 협의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우익 아베 정권이 앞으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전향적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일본이 합리할 수 없다”는 강한 입장을 갖고 있다. 20일 기자회견에서도 일본을 겨냥해 동북아의 화해·협력·평화를 위한 ‘올바른 역사인식’을 강조했다.
일본이 독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보여주지않는 한 진정성 있는 대화가 어렵다는 뜻으로 읽힌다.
독도나 위안부 문제 외에도 일본 총리나 각료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교과서, 평화헌법 개정을 통한 자위대의 국방군 전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 등 양국 관계를 흔들 수 있는 악재가 널려 있다.
한일 외교 관계자는 자민당 정권의 움직임을 냉정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크게 기대하지도, 그렇다고 무시하지도 말고, 독도와 과거사 문제에서 엄격한 원칙을 갖고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면서 일본과의 외교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외교 관계자는 “자민당 정권이 경제 등 내정과 외교안보 등에서 현안이 산적한 만큼 초창기 외교마찰을 가급적 피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과의 외교에서 진전은 없어도 자극하거나 악화시키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의 새 정부는 외교 안정을 위해 독도나 위안부 문제 등 민감한 현안과 경제 협력, 민간교류 등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관계 정상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베 정권의 우경화가 본색을 드러낼 경우 갈등 국면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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