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 배심원 대표 콜린 앨런 일문일답

‘애플-삼성’ 배심원 대표 콜린 앨런 일문일답

입력 2013-11-22 00:00
업데이트 2013-11-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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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처벌이 아니라 애플이 받을 배상액을 결정하는 게 문제”

“삼성에 벌을 주자는 것이 아니라, 애플이 얼마만큼 배상을 받아야 마땅한지가 문제였다.”

’애플 대 삼성전자’ 특허침해 사건의 손해배상액 재산정을 맡은 미국 배심원단의 대표 콜린 앨런(36)은 21일(현지시간) 평결 직후 귀가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평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철저히 증거 제시 여부에 따라 쟁점 사항을 판단했다고 말했다.

앨런 씨는 응급실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그전에는 미국 해군에서 8년간 복무하면서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적도 있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다음은 앨런 씨와 현장 기자들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이번 재판의 의미를 설명한다면.

▲ (재판장 루시) 고 판사가 못박아서 말했다. 서류에도 나오는데, “이번 재판은 삼성전자에 벌을 내리려는 것이 아니다. 징벌적 배상은 없다”는 것이다.

작년 8월 재판 배심원단이 ‘특정 특허들이 침해됐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이번에 우리가 결정해야 할 일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애플이 얼마만큼 배상을 받는 것이 마땅한지가 문제였던 것이다.

-- 전체적으로 삼성전자의 행동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나.

▲ 삼성 측이 증거를 많이 내놓지 않았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원고와 피고에) 각각 증거 제시를 할 시간이 8시간밖에 할당되지 않았다.

그래서 삼성이 법정에서 한 행동 중 많은 부분이 애플이 제공한 증인들을 상대 하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삼성전자) 임원이 안 왔는데, 이 점 자체가 삼성전자의 입장을 약화시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증인을 더 많이 부를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시간이 매우 제한돼 있었다. 이 점은 애플과 삼성 양측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나를 포함해서 배심원 대다수가 (작년에 열린) 첫 재판 얘기를 듣지 못한 상태였다. 사는 게 워낙 바쁘니까. 그래서 삼성과 애플이 이 (특허침해 손해배상) 문제로 이렇게 다투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 완벽한 배심원이군요 (미국 배심원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 ‘선입견 배제’라는 점을 꼬집는 농담)

▲ 그런가 보다(웃음). 나는 이것(사건에 대해 몰랐던 점) 때문에 (배심원으로 활동해야 할 의무에서) 빠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 어느 쪽 변호사들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했나.

▲ 우리는 변호사들의 말을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변호사들은 선서도 하지 않는데, 무슨 말이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우리가 결정을 내린 근거는 문자 그대로 우리 앞에 있는 증거 혹은 증거의 부재(不在)였다. 변호인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다.

--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증인을 꼽는다면

▲ (손해배상액 산정과 관련해 애플 측 증인으로 나왔던 회계 전문가 줄리) 데이비스 여사였다. 반대신문을 당할 때도 결코 흔들리지 않더라. ‘슈퍼스타 증인’이라고 생각한다. 삼성 측 변호인들이 자기 측 증인들은 석사학위나 박사학위가 있는데 데이비스는 학사학위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증인으로서 불러낼 수 있는 가장 똑똑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 평의 과정 등에서 배심원단 내부의 역학관계 같은 것을 설명한다면.

▲ 중도를 걸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증언에 나섰던 데이비스 여사가 “삼성 제품이 애플 특허를 침해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면 이 제품 고객 중 약 75%가 삼성 제품을 그대로 썼을 것이고, 3%가 애플로 넘어갔을 것이고, 나머지는 노키아 등 다른 회사로 넘어갔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꽤 보수적인(과장하지 않은) 추산이었다.

여기에 (특허를 침해한 삼성 기기 대수인) 1천만여 대를 곱하면 애플 몫이 약 30만대가 되는데, 데이비스는 시장점유율과 JD파워스(소비자 대상 시장조사 업체) 등의 설문조사를 이용해 수치를 계산했다.

그런데 어떤 배심원은 (애플이 차지했을 고객의 비율이) 5%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어떤 배심원은 1%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3%면 공정하고 중간 정도 수치라고 생각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도 있어서 이를 택했다.

-- 애플의 홈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재판이어서 애플 쪽에 유리하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은.

▲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애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애플은 삼성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기업이다. 애플 제품도 (미국이 아니라) 해외에서 생산된다. 나에게는 삼성 TV와 냉장고가 있고 애플 컴퓨터도 있다. 나는 두 회사 모두에 호감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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