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팽창 우주론’ 입증한 ‘바이셉2’ 망원경

’급팽창 우주론’ 입증한 ‘바이셉2’ 망원경

입력 2014-03-18 00:00
업데이트 2014-03-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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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가 결과를 발표한 ‘우주 중력파 배경복사’(cosmic gravitational wave background) 실험에는 ‘바이셉2’(BICEP2)라는 관측 장비가 사용됐다.

바이셉2는 일종의 망원경이다. 우주 공간에 깔린 전자기파인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 즉 ‘빛’을 탐지하는 기구이기 때문이다. 일반 망원경과의 차이는 극도로 정밀하다는 점, 편광 신호를 탐지한다는 점, 그리고 마치 곤충의 겹눈이나 디지털 카메라의 화소처럼 여러 개의 탐지기가 함께 작동한다는 점이다.

자그마치 138억년 전에 발생한 전자기파를 탐지하는 것이고, 게다가 이런 전자기파가 있다는 사실만 알아차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미세한 편광 패턴의 변화까지 읽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실험 장비를 남극에 설치했다. 가장 온도가 낮고 습도도 낮으며 대기의 불안정함도 가장 덜한 지역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우주 배경 복사에 남아 있는 중력파의 매우 미미한 흔적을 탐지하기 위해서 편광 신호를 분석하기 위해 초전도 현상을 이용하는 극정밀 탐지기를 수백 개 만들어서 함께 사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미경 차원의 특수 가공이 필요한 정밀 부품이 들어가는 개별 탐지기는 마치 디지털 카메라에서 ‘화소’가 하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개별 탐지기가 입수한 정보가 합해져 전체적인 탐지 결과가 더욱 정밀하게 나오는 것이다.

다만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와 달리 개별 탐지기에 빛(전자기파)의 세기와 색깔뿐만 아니라 ‘편광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됐다. 즉 미리 인쇄된 기판 위에서 특수한 탐지 기능을 겸한 초정밀 디지털 카메라를 제작하는 것과 같은 작업인 셈이다.

이 탐지 장치가 작동하는 온도는 0.25 K다. 섭씨로 환산하면 영하 272.90도다. 이는 이론상 가능한 최저 온도인 절대영도(0 K, 섭씨로는 영하 273.15도)보다 겨우 0.25도 높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512개의 탐지기를 사용했으며, 이에 따라 이전에 이 팀이 했던 관측의 10배 수준으로 정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2천560개의 탐지기를 사용하는 추가 실험에 이미 돌입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스탠퍼드대와 스탠퍼드 선형 가속기 센터(SLAC) 국립연구소, NASA JPL과 캘리포니아공과대(캘텍), 미네소타대 등이 주도한 이번 연구의 결과는 논문 형태로 과학 저널 ‘네이처’에 제출돼 심사를 거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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