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차기 대통령 확정 엘시시는 누구

이집트 차기 대통령 확정 엘시시는 누구

입력 2014-06-04 00:00
업데이트 2014-06-0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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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시 정권 축출 주도로 인기 급상승…유혈 진압·외교-경제 무경험 약점

3일(현지시간) 이집트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된 압델 파타 엘시시(60)는 지난해 이슬람주의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 축출에 앞장서면서 급부상한 인물이다.

엘시시는 1952년 파루크 왕정 붕괴 뒤 60년여년간 이집트 핵심 권력을 쥐어온 군부의 최고 실력자이다. 그가 군부 통제 아래의 과도정부를 막후에서 지휘해 왔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1954년 카이로 알가말리야에서 태어난 엘시시는 전통 시장에서 목조 공예품을 제작·판매해 온 보수적인 아버지 하산(실명은 사이드 후세인 엘시시)의 3남5녀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엘시시의 가정사와 자란 환경은 베일에 가려진 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엘시시가 자란 환경을 잘 아는 한 주민은 “엘시시는 남의 말을 듣는 편이지만 권위가 있었다”며 “어렸을 때부터 주변 사람들은 엘시시를 ‘장군’으로 불렀다”고 말했다.

엘시시 집안은 매우 보수적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엘시시 누나 5명 모두 직장없이 전업 주부로 있다. 엘시시의 부인도 현지 언론에 공개적으로 노출된 적이 거의 없다.

엘시시의 형 아흐메드는 “우리 가문 여자들은 일하지 않고 집에서 아이들을 키운다”고 했다.

반면 엘시시 가문의 남성들은 밖에서 활동하며 야심적이다. 엘시시의 형 아흐메드는 “우리는 지도자 집안이다. 추종자 가문이 아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엘시시는 이집트군에 40여년간 몸을 담고 국방장관을 거쳐 국가 원수로 전역했지만, 주요 전쟁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1977년 이집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기계화 보병부대에서 군 경력을 시작, 기갑부대 사령관, 이집트 북부 사령관 등 요직을 거쳤다.

1992년 영국 합동지휘참모대학(JSCSC)에서 수학했고 미국 육군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아 이집트 군부에서 한때 미국통으로 꼽혔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집권당시인 2011년 최연소로 국방부 정보국장에 올랐다. 2011년 초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로 무바라크 정권이 갑자기 붕괴해 군 수뇌부 20여명이 군최고위원회(SCAF)를 구성했을 때도 최연소 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자신이 몰아낸 무르시 정권 시절 초기 국방장관이 됐다. 2012년 6월 취임한 무르시 대통령은 그해 8월 무바라크 측근이던 무함마드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하고 후임으로 엘시시를 임명했다.

이처럼 정권 변화 속에서도 탄탄대로를 걸어온 엘시시가 본격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은 것은 지난해 7월 무르시 정권 축출 과정에서다.

당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유혈사태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엘시시가 이끄는 군부가 개입해 무르시를 권좌에서 끌어내리자 다수 국민이 엘시시를 열렬히 환호했다.

엘시시는 당시 이집트 국영TV에 나와 무르시 축출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엘시시는 이후 이집트의 국민적 영웅인 나세르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와 여론에 힘입어 이집트인 사이에서 새로운 ‘민족주의의 상징’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1952년 파루크 왕정을 무너뜨린 혁명세력 자유장교단을 이끈 나세르는 1956년 초대 대통령 무함마드 나기브에 이어 2대 대통령이 된 뒤 1970년 사망 때까지 이집트를 통치하며 반식민주의 구심점으로 추앙받았다.

민족주의 분위기를 등에 업고 지지세력을 끌어모은 점과 무슬림형제단 등 이슬람주의 세력을 강경 탄압한 점도 엘시시와 나세르의 공통점이다.

그러나 무르시 축출 뒤 군부가 이끄는 과도정부가 무슬림형제단 등 무르시 지지자들을 무력진압하는 과정에서 1천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점은 엘시시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또 엘시시가 실전 경험이 없고 외교·경제 분야에서 능력을 검증받지 못했다는 비판론도 있다.

2011년 초 시위 도중 체포된 여성들이 군인들한테서 처녀성 검사를 강요받은 사건으로 논란이 일었을 때 “여성들을 성폭행으로부터 보호하고 군경이 성폭행범으로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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