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라크 수니파 반군에 군사행동 칼 빼들어…인도주의적 위기 급박 원인

미국, 이라크 수니파 반군에 군사행동 칼 빼들어…인도주의적 위기 급박 원인

입력 2014-08-09 00:00
업데이트 2017-03-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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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라크’

미국 이라크 수니파 반군에 대한 군사행동이 이라크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라크 북부의 전략적 거점인 아르빌로 진격하는 반군 ‘이슬람국가’(IS) 세력에 미국이 전투기 공습을 강행했다.

이로써 미국은 2011년 12월 이라크 종전을 공식 선언하고 주둔 미군을 철수시킨 지 31개월 만에 다시 군사적 개입에 나서게 됐다.

그동안 군사개입을 꺼리던 미국의 이번 공습 결정은 현시점에서 불가피한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긴박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한 점이 미국으로서는 더이상 좌시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는 관측이다. 이라크 북부지역에서 기독교 주민 10만여 명과 신자르 지역에 거주하던 야지디족 수만 명이 IS의 살해 위협을 피해 피란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또 파죽지세로 치닫는 IS의 세 확장을 현시점에서 차단하지 않으면 통제불능의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모술을 거점으로 이라크 북부와 서부를 장악한 IS가 쿠르드자치정부의 수도 아르빌을 함락할 경우 전세가 반군 쪽으로 급격히 기울 것이라는 상황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아르빌에 이라크 최대의 유전지대가 있는 점도 중요한 고려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또 아르빌이 반군에 넘어가면 접경하고 있는 지역 맹주 터키가 군사적으로 개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사태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도 군사개입에 따른 부담감을 느끼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공습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공언한 대로 제한적 공습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지상군 또는 전투병 투입 없이 반군의 세확장을 견제하는 의미의 ‘원포인트’ 공격에 그칠 것이라는 게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또다시 이라크 전쟁에 발을 담그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5월 웨스트포인트 연설에서 이라크에 대해 ‘책임 있는 종전’을 했다고 선언한 마당에 실질적인 전쟁 행위로 인식되는 지상군 투입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또 해외 군사개입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미국 내 여론 흐름상 정치적 지지를 받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무인기 또는 전투기를 동원해 반군의 진로를 차단하고 운신의 폭을 제한시키는 형태의 공습행위가 주로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제한적 공습이 이라크 내전을 궁극적으로 풀어내는 해법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수니 반군이 이 같은 미국의 군사행동에 자극받아 더욱더 강력한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의 이번 공습행위가 뜻하지 않게 중동전쟁의 도화선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물론 미국으로서는 가장 우려스러운 적국인 이란이 이라크 정부와 같은 시아파여서 미군을 상대로 적대행위를 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수니파 배후세력이 중동 전역에 포진해 있는데다 상황에 따라 시리아, 터키 등 인접국까지 얽혀들 경우 중동전역의 종파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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