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재벌사업가 연쇄 사망에 음모론 증폭

영국 재벌사업가 연쇄 사망에 음모론 증폭

입력 2014-12-13 00:00
업데이트 2014-12-13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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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재벌 등 6명 자살 및 의문사…러시아사업 연관설

영국에서 러시아 투자사업 고리로 연결된 재벌 사업가 6명이 최근 수년간 자살이나 석연찮은 사고로 잇따라 숨진 일이 발생해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8일 런던에서 발생한 부동산 재벌 스콧 영(52)의 사망 사고는 이런 의혹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때 수조 원대의 자산가였던 영은 경제위기로 타격을 입고서 이혼소송에 시달리다 런던의 호화 임차주택 4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는데다 영이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려온 점을 들어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영이 이혼소송에 대비해 조세회피처에 빼돌린 재산이 4천만 파운드(약 690억원)나 되고, 미국인 동거녀와 탈 없이 살아왔다는 점에서 자살할 이유가 없다는 반론이 주변에서 제기됐다.

특히 영과 사업상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던 인물들이 2004년 이후 5명이나 사망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증폭됐다.

영국 신문 텔레그래프는 영과 가까웠던 부동산 재벌 2명은 지하철 투신으로 사망했고, 다른 2명은 각각 건물에서 떨어지고 목을 매 숨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1명은 헬기 사고로 횡사했다.

이들은 2000년대 런던 자산투자 시장을 주름잡았던 큰 손들로 사망한 영과는 러시아 투자사업을 통해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과 절친했던 조니 엘리초프(55)는 한 달 전 런던의 한 쇼핑센터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그는 록밴드 드러머 출신으로 1980년대 자산관리업으로 부와 명성을 이뤘다. 오토바이 사고로 20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약물중독에 시달렸지만 자살 이유는 분명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54세로 사망한 폴 캐슬은 자산시장 거품붕괴로 사업동료인 영과 비슷한 길을 걸었다. 스위스와 프랑스까지 부동산 사업을 확장했다가 실패를 겪었다.

폴로 선수 출신으로 찰스 왕세자와도 친분이 깊었던 그는 자금난과 건강 악화에 시달리다가 런던의 본드스트리트역에서 지하철에 뛰어들어 사망했다.

부동산 재벌로 명성을 날렸던 로버트 커티스도 투자실패로 어려움을 겪다가 2012년 지하철역 투신 사고로 숨졌다. 사망 당시 터키 마피아 조직으로부터 50만 파운드의 빚 독촉에 시달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들과 지인 그룹을 이뤘던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는 2012년 자신의 집 욕실에서 목을 매고 숨져 의문사 논란을 불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부패 척결 과정에서 영국으로 망명한 베레조프스키의 사망은 2006년 런던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이자 친구인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죽음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촉발했다.

그는 사망 직전 첼시구단을 소유한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를 상대로 제기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져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2004년 사망한 러시아 이권사업 전문 변호사 스티븐 커티스는 러시아 투자사업을 권하며 영과 나머지 사망자들을 연결해준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사망 당시 아브라모비치를 상대로 수억 파운드 규모의 사기피해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그는 사망 1주일 전에는 자신에게 몇 주 안에 무슨 일 생기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고 주변에 불안한 심경을 털어놨으나 추락사고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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