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B가 대기오염 건강 피해를 줄여주는 효과?

비타민B가 대기오염 건강 피해를 줄여주는 효과?

입력 2017-03-15 11:00
업데이트 2017-03-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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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연구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유전자변화 상쇄 확인

비타민B가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줄여줄지도 모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과 질병 피해가 엄청나지만, 오염 줄이기와 외출을 삼가는 것 외에 뾰족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에서 이 연구결과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실험 대상자가 10명에 불과하다는 점 등 이 연구 자체에 한계가 많아 많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아직은 비타민B 섭취를 보건대책 중 하나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이 학계의 지적이다.

15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학과 컬럼비아대학 보건대학원을 비롯해 5개국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미세먼지가 ‘후생유전’에 미치는 악영향을 많이 줄여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후생유전은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유전적 특성이 아닌 후천적 생활환경과 습관 등에 의해 촉발되는 유전학적 변화로 다음 세대까지 유전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10명의 자원자를 대기오염이 비교적 높은 캐나다 토론토 도심에서 미세먼지에 노출시키며 가짜약을 복용케 했다. 또 이어서 4주 동안 엽산 2.5mg, B6 50mg, B12 1mg이 든 비타민B 복합제를 복용케 하면서 미세먼지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비타민B를 복용했을 때 유전자모듬(gene location) 10곳에서 측정한 미세먼지로 인한 후생유전적 악영향이 28~76% 줄었다. 또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는 세포 부위인 미토콘드리아 DNA에도 비슷한 효과가 있었다.

연구팀은 비록 비타민B 섭취량을 임신부 권장량보다 훨씬 더 많은 고농도 투여를 한 것이긴 하지만 “대기오염의 후생유전 영향이 거의 완전히 또는 매우 많이 상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결과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실험 대상 인원이 너무 적고, 후생유전변화 측정 규모도 작다는 등 여러 한계가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오염 저감 정책 강화라고 지적했다.

연구팀도 이에 동의하고 이번 연구는 가설이 맞는지를 점검해보기 위한 파일럿 연구여서 한계가 있다고 시인하면서 아직은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비타민B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추정을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베이징, 멕시코, 인도 등 대기오염이 만성적으로 심한 지역들에서 대규모로, 더 정교하고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거듭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http://www.pnas.org/content/early/2017/03/07/1618545114] 실렸다.

◇ 후생유전 =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유전적 특성이 아닌 후천적 생활환경과 습관 등에 의해 촉발되는 유전학적 변화로 다음 세대까지 유전되는 것을 말한다

미세먼지는 인체에 들어와서 세포에 DNA메틸화라는 후생유전적 변화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염증과 세포 산화가 촉발돼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NA 속 유전자들엔 일종의 ‘생명을 위한 명령’이 담겨 있는데 후생유전은 이런 유전자명령이 실제로 사용되는 방법을 통제한다.

이는 마치 MP3 녹음기에서 볼륨(후생유전적 변화)을 높여야 악보(유전자)를 음으로 들을 수 있는 것과 같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기오염 같은 환경 요인들이 면역시스템의 유전자들을 바꿔 질병을 일으키는 것, 다시 말해 유전자 전원을 꺼 인체 방어력을 떨어뜨린다는 이론을 재차 확인해주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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