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인종 문제 여전… ‘셀마의 행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바마 “인종 문제 여전… ‘셀마의 행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미경 기자
김미경 기자
입력 2015-03-09 00:02
업데이트 2015-03-09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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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 참정권 운동 ‘셀마행진’ 50주년

“우리의 행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지치지 않고 계속 달려야 합니다.”
버락 오바마(앞줄 왼쪽 네 번째)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셀마의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에서 열린 ‘셀마 행진’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부인 미셸 오바마(왼쪽 두 번째) 등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8년 만에 셀마를 찾았다.  셀마 A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앞줄 왼쪽 네 번째)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셀마의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에서 열린 ‘셀마 행진’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부인 미셸 오바마(왼쪽 두 번째) 등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8년 만에 셀마를 찾았다.
셀마 AP 연합뉴스


7일 오후 2시 20분(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셀마에 있는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인 미셸 오바마와 두 딸과 함께 등장, 40여분에 걸친 연설을 시작했다. 분위기는 숙연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열띤 연설에 관중들은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는 50년 전인 1965년 3월 7일 마틴 루서 킹 목사 등이 흑인의 참정권을 요구하며 앨라배마주 셀마를 떠나 주 행정수도 몽고메리까지 행진하다가 경찰의 강제 진압에 의해 시위대가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역사적 장소다. ‘피의 일요일’로 기록된 ‘셀마·몽고메리 행진’ 50주년 기념식에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 역사적 장소에 걸맞은 역사적 연설을 했다.

8년 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이곳을 찾았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피의 일요일로부터 50년이 지난 오늘, 우리의 행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가까워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 다리 위를) 걸었던 사람들을 존경한다. 그래서 우리도 걸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그날의 행진이 흑인뿐 아니라 라티노, 아시안, 게이 등 모든 미국인들에게 기회를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법무부의 퍼거슨 보고서는 인종 문제에 대해 거의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은 거부한다. 그러나 우리는 인종 문제에 대한 역사가 여전히 우리에게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변화는 우리의 행동과 태도,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들에 달려 있음을 우리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며 “(셀마 행진이 결국 흑인 참정권 허용으로 이어졌듯) 한 개인이 아닌 우리(We)가 함께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 셀마 행진에 참가했다가 부상당했던 인권 운동가 출신 존 루이스(75) 하원의원 등 상·하원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이 끝난 뒤 가족들과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를 10여분간 행진하며 50년 전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이런 가운데 위스콘신주 매디슨시에서 지난 6일 밤 19세 흑인 청년이 경찰과 격투를 벌이던 중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 지역 흑인 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현지 언론은 퍼거슨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7일 상습적인 흑인 차별 행태가 드러난 퍼거슨 경찰에 대해 “상황이 확실하게 바뀔 수 있도록 법무부의 모든 권한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퍼거슨 경찰 해체설도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5-03-0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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