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불편해진 러시아, 韓中日로 눈 돌려

유럽과 불편해진 러시아, 韓中日로 눈 돌려

입력 2014-04-04 00:00
업데이트 2016-09-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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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된 러시아가 한국과 중국, 일본에 눈을 돌리고 있다.

파이낸설타임스(FT) 인터넷판은 4일(현지시간) 아시아와의 관계강화에 나선 러시아의 사정을 소개했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크림 자치공화국 합병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 등 33명에 대해 여행금지와 자산동결 조치를 내리는 등 경제제재에 나섰다.

지난해 450억 달러(한화 약 47조6천억원)의 교역 파트너였던 EU와의 관계악화는 러시아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EU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선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러시아와의 경제교류가 EU만큼 활발하지 않았던 한국과 중국, 일본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러시아의 시각이다.

지난해 러시아와 한국, 중국, 일본의 교역규모는 150억 달러(약 15조9천억원)로 EU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러시아 투자액은 61억 달러(6조5천억원)에 불과했다.

표도르 루캬노프 러시아 외교국방정책위원회 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아시아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아시아로 눈을 돌리기 위한 정책변환이 좀 더 빠르게 달성되도록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3개국 중 러시아와 가장 빠르게 접근하는 것은 중국이다.

러시아는 중국에 대해 단순한 지하자원 구매자로서가 아니라,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 개발의 투자자로 참여해주길 바라고 있다.

현재 러시아 국영 기업인 가스프롬은 중국과 천연가스 판매협상을 벌이고 있다.

가격 등 걸림돌이 있지만 다음 달 푸틴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때까지는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게 러시아 측의 희망이다.

한 러시아 관료는 “중국이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의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는 내용까지 포함하는 대형 패키지로 협상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중국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감부터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러시아는 냉전시대였던 1972년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정상화에 나섰던 사실을 배신으로 인식하고 있다. 러시아 국민 상당수는 중국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중국뿐 아니라 일본, 한국과의 관계강화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우선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 정부가 일본이 바라는 북방영토 교섭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내 이뤄질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북방영토 반환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본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 러시아 경제제재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이런 상황을 감안해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한국에 대한 접근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드미트리 트레닌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 소장은 “(러시아 정부는) 일본을 기술협력 대상국으로, 한국은 러시아에 투자를 해 줄 국가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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