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불교평론’ 내년에도 계속 나온다

계간 ‘불교평론’ 내년에도 계속 나온다

입력 2012-12-19 00:00
업데이트 2012-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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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폐간 결정 전격 철회

폐간 위기에 몰렸던 계간 ‘불교평론’이 속간될 것으로 보인다. ‘불교평론’ 발행 주체가 폐간 결정을 전격적으로 철회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불교평론’을 둘러싼 불교계 논란은 일단락된 셈이다.

18일 ‘불교평론’ 편집위원회에 따르면 ‘불교평론’ 발행 주체인 만해사상실천선양회(선양회)가 폐간 방침을 철회, 2013년 봄호부터 속간하겠다는 뜻을 최근 편집위원회에 알려 왔다. 편집위원회 측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불교평론이 벌여온 가을학술세미나, 열린논단, 올해의 논문시상 등 모든 활동이 내년부터 정상화된다.”고 공표했다.

1999년 창간된 ‘불교평론’은 불교사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논조 글을 주로 실어 불교계에 큰 반향을 불러 왔던 국내 유일의 불교전문 평론지. 13년째 사회 현상을 불교적 시각으로 조명하며 한국불교계의 대표적인 ‘지성의 장’ 역할을 해오다 지난 가을호에 실린 특별기고를 계기로 폐간될 운명에 처했었다. 윤창화 민족사 대표의 기고문 ‘경허의 주색(酒色)과 삼수갑산’이 화근. 경허 스님 100주년 기념사업을 앞뒀던 수덕사와 기념사업회가 기고문에 대해 ‘경허 스님을 왜곡·폄하했다.’고 강하게 항의하자 선양회가 폐간 쪽으로 입장을 굳혔었다.

불교계에서는 폐간 소식이 알려진 뒤 ‘불교평론’을 되살리자는 목소리와 몸짓들이 이어져 왔던 게 사실이다. ‘불교평론’ 전·현직 편집위원장과 편집위원들이 선양회를 방문해 잡지의 중요성을 꾸준히 설명했고 최근까지 발행인과의 면담을 통해 잡지의 속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 관련 교수·강사 등 220여명이 ‘불교평론 폐간 반대’ 성명서를 발표한 뒤 불교계 안팎에선 자체 발행을 위한 후원금 모금 등의 자구책이 쏟아지기도 했다.

어쨌든 만해사상실천선양회의 전격적인 속간 결정으로 ‘불교평론’은 일단 종전 활동을 그대로 이어갈 전망이다. 실제로 ‘불교평론’ 편집위원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다 신중하면서도 수준 높은 잡지를 제작하여 여러 분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내년 봄호 속간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상화의 움직임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평론지 본연의 건전한 비판과 논쟁의 퇴색에 대한 걱정이다.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정웅기 운영위원장은 “계간 불교평론이 논조나 활동 측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폐·속간 파동이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불교계의 대표적인 ‘지성의 장’답게 지식인층과 일반 대중의 입장을 폭넓게 수용하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2-12-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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