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나’ 버리고 ‘우리’ 행복하자

이기적인 ‘나’ 버리고 ‘우리’ 행복하자

입력 2012-04-14 00:00
업데이트 2012-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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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한가】 달라이라마·하워드 커틀러 지음 문학의 숲 펴냄

‘당신은 행복한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누구나 망설여지게 마련이다. 즉답에 앞서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부터 헷갈릴 것이다. 남보다 많이 가진 부, 세상에 이름 높은 명예, 건강한 몸, 남 부러울 것 없는 자손의 번창…. 이것저것 다 갖췄다 해도 어디 한구석이 휑하거나 모자란 느낌을 갖는 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당신은 행복한가’(달라이라마·하워드 커틀러 지음, 류시화 옮김, 문학의숲 펴냄)는 그런 차원에서 행복의 참가치를 곱씹게 하는 책이다. 인도 다람살라에서 망명정부를 이끄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 하워드 커틀러가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공저.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이 ‘누구나 마음 수행을 통해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개인 차원의 행복찾기를 다뤘다면 ‘당신은 행복한가’는 관계의 측면에서 행복의 진정한 가치를 끌어내 눈길을 끈다.

첫 대면에서 ‘행복한가’라는 물음과 ‘물론입니다’라는 응답으로 시작한 두 사람의 대화는 한 편의 ‘행복 논문’을 완성해 가는 연구와 고뇌의 점철로 비친다. 달라이 라마의 거처인 다람살라와 하워드의 고향인 미국 애리조나의 투산을 오가며 나눈 대화의 큰 화두는 ‘혼자 행복해도 되는가, 혼자서 행복할 수 있는가.’이다. 서양의 이분법적 사고에 영향을 받은 정신과 의사와 동양 불교사상이 몸에 밴 정신적 지도자는 세세한 영역에서 간혹 엇갈리지만, 행복에서 ‘관계’를 빼놓을 수 없다는 인식에 의기투합한다.

책을 줄기차게 관통하는 테마는 ‘삶의 핵심은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진정 행복하게 만들고 행복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불러낸다. 달라이 라마는 우선 관점을 바꿀 것을 강력히 주문한다. ‘나’에서 ‘우리’로의 변화다. 요즘 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끊이지 않는 주원인이 바로 ‘공동체 의식’이 희박해진 데 따른 ‘나’로의 침잠, 즉 관계의 단절 때문이란다.

그러면 관점을 나에서 우리로 이동하기만 한다면 행복은 저절로 올까. ‘우리’가 있으면 우리와 다르거나 우리에 맞서는 ‘그들’이 있을 터. 그 관계의 갈등과 마찰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여기에 달라이 라마는 주저 없이 말한다. “사회적 길들여짐과 과장된 선전, 편견에 찬 감정을 통해 굳어진 사고방식이 서로 미워하게 하고 온갖 갈등과 분쟁의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근원에 있는 것은 인간의 마음. 내 마음에 아주 이기적인 ‘나’가 깊숙이 박혀 있기 때문이라고 두 사람은 말한다. 대부분 우리를 구별 짓는 게 아주 많다고 여기지만 그것은 환상일 뿐. 인생의 가치는 우리가 가진 무언가가 아니라 그것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에 달렸다는 달라이 라마. 그는 결국 이렇게 말한다. “세상의 변화는 한 사람의 마음과 가슴에서 먼저 시작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사람 관점의 전환과 함께. 이 변화는 한 번에 한 사람씩 일어납니다.” 1만 5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2-04-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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