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혁명 3년…달라진 생활상] 세계경제 지도 바꾼 ‘스마트 바람’

[스마트폰 혁명 3년…달라진 생활상] 세계경제 지도 바꾼 ‘스마트 바람’

입력 2012-12-15 00:00
업데이트 2012-12-1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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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주도 애플·삼성 ‘천하’

스마트폰 혁명은 이제 전 세계 ‘경제 지형’까지도 하나둘씩 바꿔가고 있다. 정보기술(IT) 시장의 중심이 PC에서 모바일 기기로 빠르게 넘어가는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낸 기업들에는 막대한 보상이 주어졌지만, 방심하다 흐름을 놓친 기업들은 불과 2~3년 만에 존재감을 잃고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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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산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스마트폰 혁명 성공으로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비싼 기업’이 됐다. 스마트폰 자체가 원가 2~3배에 이르는 이윤을 남겨 주는 고부가가치 제품이기 때문이다. 2007년 아이폰을 내놓으면서부터 애플 주가가 수직 상승해 2007년 IBM, 2009년 제너럴일렉트릭(GE), 2010년 마이크로소프트(MS), 지난해 엑손모빌 등 쟁쟁한 기업들을 추월한 뒤 지난 9월 21일에 7031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 임시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당시만 해도 사실상 파산 상태였던 애플은 이제 현금만 1200억 달러를 보유한 초우량 기업이 됐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 위기를 잘 극복해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만 무려 8조 1200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1년간 벌었던 영업이익을 한 분기에 거둔 셈이다. 이 가운데 69%가 스마트폰이 속해 있는 무선사업 분야에서 얻은 것이다.

영국 소규모 반도체 설계업체였던 ARM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로 반도체 분야의 절대 강자인 인텔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다.

●노키아·모토로라·소니, 적응 못해 몰락

반면, 스마트 시대에 참여하지 못해 쓰러진 기업도 상당수다. 노키아가 대표적이다. 2008년까지만 해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노키아 점유율은 40%에 육박해 ‘난공불락’ 그 자체였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노키아 점유율은 18.7%로 반토막이 났다. 스마트폰 위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덩치만 믿고 자사 운영체제(OS)인 ‘심비안’을 고집한 결과였다.

최근 노키아는 임직원 1만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노키아 상징인 핀란드 헬싱키 본사 사옥까지 팔기로 결정했다. ‘스타텍’ 휴대전화로 유명했던 모토로라도 스마트폰 흐름을 타지 못했고, 결국 구글에 인수됐다. 델 역시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고 PC 사업에만 주력하기로 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가전업계를 주름잡던 일본 업체들도 주류에서 자꾸 멀어지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5200억엔(6조 87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고, 파나소닉 역시 7721억엔(10조 198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샤프는 지난해 3760억엔(4조 9660억원) 적자를 낸 뒤 타이완 훙하이그룹에 경영권을 넘겼다.

●스마트폰이 뒤처진 CEO 내쫓아

얄궂게도 스마트폰은 CEO의 운명도 모조리 바꿔 놓았다. 대다수 CEO들은 스마트 혁명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 떨어졌다. 인텔은 현 CEO인 폴 오텔리니를 내년 5월 사퇴시킨다고 발표했다. 모바일 기기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생산하는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은 공동 창업주인 짐 발실리와 마이크 라자리디스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동반 사퇴했다.

LG전자에서도 스마트폰 대응 부재 책임을 지고 남용 부회장이 물러났고, 소니 또한 대규모 적자를 견디지 못해 CEO였던 하워드 스트링거를 내쫓았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2-12-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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