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혁명 3년…달라진 생활상] 언제 어디든 원하는 것 ‘손 끝’ 해결… 일상을 지배받다

[스마트폰 혁명 3년…달라진 생활상] 언제 어디든 원하는 것 ‘손 끝’ 해결… 일상을 지배받다

입력 2012-12-15 00:00
업데이트 2012-12-1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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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폰3GS가 국내에 도입된 지 3년이 지나면서 국내에도 스마트 혁명의 여러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도입 초기만 해도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1% 정도에 불과했지만, 올해 8월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어서며 국민의 60% 가량이 ‘모바일 혁명’의 세례를 받았다. 스마트폰은 우리 사회에 전에 없는 새로운 현상을 대거 만들어냈다.


●‘우물 안 개구리’ 국내 통신업계 환경 개선 큰 역할

애플 아이폰이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는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을 파는 데 만족했고, 이동통신사는 음성통화 및 데이터 수익을 늘리는 데만 노력해 왔다. 정부는 외국 휴대전화 회사들이 한국에 제품을 팔려면 의무적으로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를 넣도록 해 커다란 ‘진입장벽’을 쳐 주었다. 그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식 통신 환경이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국의 정보기술(IT) 상황을 ‘갈라파고스’라고 불렀다. 해외와 동떨어져 ‘우리만의 규칙’으로 안주해 온 국내 IT 업계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아이폰은 이러한 구도를 단번에 깨뜨리며 우리 사회 전체에 충격을 주었다. 통신사들이 그간 꼭꼭 닫아주었던 무선 데이터망을 개방하면서 스마트폰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진정한 스마트 시대가 열렸다.

폐쇄적이었던 모바일 시장은 아이폰 출시로 인해 개방형 생태계로 바뀌었다. 덕분에 모바일 비즈니스 전성시대가 열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 콘텐츠 시장은 2014년 2조 9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SNS·팟캐스트 새 매체로 급부상

스마트폰 혁명으로 한국에서는 뉴미디어가 크게 발달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팟캐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SNS는 2010년 지방선거, 2011년 재·보선, 2012년 총선 등 중요한 정치 이벤트 때마다 선거 판세를 움직일 만큼 영향을 미쳤고, 학계와 언론계도 트위터 여론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각종 분석을 쏟아냈다.

지난해 ‘나는 꼼수다’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팟캐스트도 새로운 언론매체로 자리매김했다. 일반인들의 팟캐스트 제작도 늘어나면서 뉴미디어들은 주류 언론 위주의 일방통행식 매체 환경을 크게 뒤흔들었다.

덕분에 데이터 사용량도 폭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이동통신 3사의 무선 트래픽 총량은 약 6만 5000테라바이트(TB)로,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된 당시보다 200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한국인 1인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도 835 메가바이트(MB)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관계 단절 등 ‘디지털 중독’ 부작용도

하지만 스마트폰은 인간관계 단절이라는 부작용도 만들어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현실이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국정보화진흥원 ‘2011 인터넷중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0∼49세 스마트폰 이용자 8.4%가 스마트폰 중독 상태에 놓였다. 이는 인터넷 중독률(7.7%)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와 SNS가 핵심적, 일상적 소통의 도구로 자리하면서 스마트폰 중독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청소년 중독률은 11.4%로 성인(7.9%)보다 높다.

엄나래 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요즘 청소년들은 모바일 메신저를 생활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그것을 통해 친구 관계와 유대감을 형성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2-12-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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