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정두언은 다정하게…안상수·홍준표는 날카롭게

남경필·정두언은 다정하게…안상수·홍준표는 날카롭게

입력 2010-07-10 00:00
업데이트 2010-07-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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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7.14 전당대회 경선전이 후반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당권주자들의 득표전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당권주자 12명은 10일 오후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광주.호남.제주권 비전발표회’에서 당의 쇄신과 변화,계파 척결과 화합을 외치면서 자신들의 경쟁력을 부각시키려고 애썼다.

 이날 발표회에서 각 후보는 저마다 호남과의 얽힌 특별한 인연과 호남 발전을 위한 공약을 내세웠으며,일부 후보는 ‘호남소외론’을 거론하며 호남 대의원들의 표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후보 단일화 절차에 들어간 남경필,정두언 후보는 상대방이 연설을 마친 뒤 다정하게 포옹,눈길을 모았다.

 첫 발표자로 나선 친박(친박근혜)계 서병수 후보는 자신이 지방 출신임을 알리며 “당 지도부가 지방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한 표는 호남을 대표하는 분에게,한 표는 영남 대표인 저에게 달라”고 말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안상수 전 원내대표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를 겨냥,“전대 과정에서 분열적 행동,인기 영합 발언이 난무한다”며 “정치의 기본은 존중이고 최소한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홍 전 원내대표는 이날 모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내가 안상수 후보보다 11.7%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민심은 압도적으로 홍준표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진국민연대 출신의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선진국민연대는 전국 250여개 연대조직으로 회원 463만명 가운데 공직에 진출한 사람은 많아야 20명”이라며 “전대가 끝난 뒤 당에서 선진국민연대를 정확히 조사,발표해달라”고 제안했다.

 친이계 정두언 후보는 “남경필 의원과 저는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초지일관 당과 정부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투쟁해 왔으며 각자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힘을 합쳐 한나라당을 신체제로 바꿔나가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친이계 정미경 후보는 지방선거에서 공천 잘못을 비판하면서 “지금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면서 “우리가 말만하고 구호만 외치는 참여정부와 다를 바가 뭐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선쇄신 대표’를 표방한 김성식 후보는 “쇄신.화합을 제대로 해서 고생하는 여러분에게 한나라당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불쏘시개가 되기 위해,당원 여러분과 대한민국,당의 애정 어린 오작교가 되기 위해 여기에 섰다”고 밝혔다.

 친박계 한선교 후보는 “후보들이 당의 쇄신과 화합을 이구동성으로 외치지만 여러분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희든 검든 쥐잡는 고양이가 최고다.한나라당이 광주와 전남.북,제주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이혜훈 후보도 “당내 화합과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2년 후 집권을 하지 못한다”면서 “후보들 중에서 화합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는 이혜훈 뿐”이라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친박 이성헌 후보는 “말로는 쇄신을 외치고 있지만,벌써 청와대에서 누구를 지시했다든지,다음 공천에서 누구를 주겠다는 식으로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면서 “호남의 아들 이성헌이가 새로운 한나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중립 남경필 후보는 “정두언 의원과 오늘부터 후보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고 언급한 뒤 “당대표가 되면 권력분탕질을 한 사람을 혼내주고,젊은 사람을 등용하면서 한나라당이 재집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친이 성향의 중립 나경원 후보는 “저도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다투고 있다”면서 “당의 쇄신과 변화,계파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국민친화적 인물인 나경원을 소통의 도구로 써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광주를 찾은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호남과 자신과의 ‘인연‘을 소개하느라 바빴다.

  남경필 후보는 “호남은 정치적으로 제2의 고향”이라며 호남의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자매결연을 한 뒤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후보는 초임검사 시절 근무지가 전주였다고 회고했고,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한 홍준표 후보는 “모래시계 주인공이 된 무대가 광주”라고 밝혔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이성헌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가 2007년 대선 경선에서 패한 이후 처음으로 호남에서 이명박 대통령후보 지원유세에 나섰을 때 동행했던 점을 소개했다.

  또 정두언 후보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광주 외삼촌댁에 양자로 들어와 서석동과 망월동을 오가며 지냈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고, 정미경 후보는 선친이 전북 고창군 출신이라고 언급했다.

  6.2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 후보로 나섰던 김대식 후보는 “여러분 덕분으로 역대 호남에서 최다 득표를 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지역 연고가 없는 후보들도 뒷짐을 지고 있지만은 않았다.

한선교 후보는 3년 전 박 전 대표와 광주를 찾았던 일화와 이날 오전 5.18 국립묘역을 참배했다는 점을 소개했다. 김성식 후보도 “저는 서울의 광주라 불리는 관악갑 출신”이라고 ‘인연‘을 내세웠다.

호남 발전 공약도 터져나왔다.

남경필 후보는 “수원의 후원회 사무실을 광주로 옮겨 호남을 대변하겠다”면서 “석패율 제도를 도입해 지역구 의원을 만들어내자”고 제안했다.

홍준표 후보도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 제도를 채택해 호남에서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나오도록 민주당과 선거법을 협상하겠다”고 같은 구상을 내놓았다.

서병수 후보는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를 확실히 챙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혜훈 후보는 “호남에 필요한 예산 챙기기는 자신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첫 연설자인 서병수 후보의 연설 도중 예정보다 마이크가 빨리 꺼지면서 서 후보가 원고의 상당 부분을 소화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서 후보는 나중에 다시 연단으로 나와 나머지 2분 분량의 원고를 읽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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