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첫 위기 봉착…정면돌파 나설듯

정세균 첫 위기 봉착…정면돌파 나설듯

입력 2010-07-29 00:00
업데이트 2010-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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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고속 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28일 영남을 제외한 전국 8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텃밭인 광주 등 3곳을 얻는 데 그쳐 한나라당에 예상밖 완패를 당했다.

 대표 취임 후 2년간 2차례 재보선과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대승을 거둔 여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무엇보다 정권심판론과 인물론이 격돌한 서울 은평을과 충북 충주,그리고 야당 강세인 인천 계양을을 내준 것은 당권 재창출을 넘어 대권의 큰 꿈을 그리는 ‘정치인 정세균’에게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여성비하 파문 등 줄을 잇는 여권발(發) 악재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데 대해 당 안팎에선 안이한 선거 전략과 공천 잡음에 그 원인을 찾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방선거를 대승으로 이끈 심판론을 다시 들고나온 것부터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승부처인 은평만 해도 정권 2인자인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와 각을 세울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웠어야 했는데 내부 교통정리에 시간을 보내다 일을 그르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은평과 계양,충주는 기존 당조직이 공천에 반발,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 등 지리멸렬한 상황이 빚어졌다.

 이런 실책은 지도부 책임론,더 나아가서 “민주당이 이대로는 안된다”는 비주류의 공세에 명분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비주류 쪽에선 정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비주류 의원들은 “이번 재보선은 변화를 모르는 정세균 체제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경고”라며 “지도부의 무능,지역주의와 반(反) MB 정서에 안주하려는 전략 부재가 참사를 불렀다”고 질타했다.

 구 민주계인 장성민 전 의원은 “가장 치명적인 것은 이재오 후보의 당선으로 인해 정부의 4대강 사업이 면죄부를 받은 것”이라며 “정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에 대한 심판의 전당대회가 불가피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패배의 책임을 정 대표 한 사람에게 전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 대표는 단일성 지도체제의 대표임에도 전권을 휘두르지 않고 줄곧 인내하는 중재자의 모습을 취하며 ‘수평적 리더십’을 견지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아 야권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민주당을 명실상부한 제1야당으로 만든 것 또한 정 대표의 공로라 할 수 있다.

 일부에선 이번 결과가 정 대표의 책임이라기보다 민주당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인재풀의 한계,지도부 내에서조차 대표의 권위를 부인하는 고질적인 당파경쟁이 낳은 사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이제 관심은 정 대표가 정치적 시련에 어떻게 맞서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정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조만간 전대 출마 선언 등 정면돌파의 승부수를 띄워 국면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어차피 대권 주자로 가기 위해서는 숱한 난관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재보선은 정 대표에게 최대 위기이자 힘 있는 야당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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