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유외교, 경륜·노련미 평가

‘장수’ 유외교, 경륜·노련미 평가

입력 2010-08-08 00:00
업데이트 2010-08-0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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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8일 정부의 개각발표에서 유임이 확정되면서 ‘롱 런’길에 확실히 들어섰다.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임명된 ‘장수장관’ 가운데 유임된 사람은 유 장관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세사람 뿐이다.

유 장관의 재임기간은 2년6개월로, 최소한 연말까지 개각요인이 없다고 본다면 3년 이상의 재임이 가능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역대 35명의 외교장관 가운데 3년 이상 재직한 사람은 6명 뿐이다. 3대 변영태(4년3개월), 4대 조정환(3년), 14대 최규하(4년), 15대 김용식(3년6개월), 16대 김동조(3년), 17대 박동진(4년9개월) 장관이다. 1980년 9월 박동진 장관이 물러난 이후 30년간 3년 이상 재직한 외교장관은 아직 없다.

2000년대 들어서는 33대 반기문 외교장관이 2년10개월로 가장 오랜기간 재임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제5공화국 이후 외교장관의 재임주기가 통상 1∼2년에 그쳤다는 점에서 유 장관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그간 지나치게 잦은 장관교체가 외교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려 왔다는 점에서 유 장관의 유임은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이 이처럼 장수하는 비결은 외교라는 복잡다기한 영역 속에서 ‘중심’을 잡고 안정감있게 현 정부의 외교정책을 펴나가는 능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핵과 천안함 사건 등 민감한 외교적 난제를 맞아 현 정부의 외교노선을 일관성있게 견지하면서도 상황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나가는 경륜과 외교적 숙련도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이후 불안정한 한반도 정세흐름 속에서 사상 첫 한.미 ‘2+2’(외교.국방장관) 회의를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도 했다.

유 장관이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천안함 외교와 후속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달리는 말의 기수는 바꾸지 않는다’는 원칙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천안함 후속대응 차원에서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도록 국제사회를 향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서 유 장관을 교체할 경우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G20(주요 20개국) 성공개최와 대북 금융제재, 대이란 제재 등 앞으로 산적해있는 현안들을 풀어가는데 있어 유 장관의 역할이 긴요한 점도 유임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유 장관으로서도 그간 ‘아슬아슬한 고비’가 적지 않았다. 유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 파문, 독도표기 파문 등으로 숱한 위기를 겪어왔으며 최근에는 ‘친북 젊은이는 차라리 북한에 가라’는 베트남 하노이 발언으로 인해 야당으로부터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고비를 겪을 때마다 장관 교체설이 나돌았고 일부 경쟁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였으나 유 장관은 이를 무난하게 넘겨왔다. 이 때문에 외교소식통들 사이에서는 유 장관을 두고 ‘복장(福長)’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외교소식통은 “개인적인 운도 어느정도 작용하고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신뢰감있고 안정적인 업무능력이 높이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지금처럼 복잡한 외교환경 속에서는 유 장관과 같은 내공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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