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 ‘박연차와 악연’ 언제까지

정·관계 ‘박연차와 악연’ 언제까지

입력 2010-08-29 00:00
업데이트 2010-08-29 18:0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후보직을 자진사퇴함에 따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악연(惡緣)에 발목이 잡힌 정관계 인사들이 새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 후보자의 경우 야권의 전방위 공세 속에 많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결국 사퇴까지 이르게 한 데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회장 관련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고 보는 이가 많다.

 김 전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답변을 통해 밝힌 시점보다 훨씬 이전부터 박 전 회장과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진이 공개된 직후에 그가 후보직을 전격 사퇴한 점은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김해에 뿌리를 두고 베트남과 중국 공장에서 ‘나이키’ 상표로 신발을 생산하는 태광실업의 창업자인 박 전 회장은 한때 부산·경남지역에서 뛰어난 현금 동원력과 함께 수완 좋은 재력가로 통하며 정관계 인사들과 두터운 교분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와 인연을 맺은 정관계 인사들은 줄줄이 ‘검은돈’ 수수의혹으로 법정에 서거나 불명예를 안고 퇴장하는 신세가 됐다.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 박 전 회장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한때 검찰수사까지 받았던 김 후보자는 검찰의 내사종결로 무혐의 처분됐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새로운 의혹으로 끝내 박 전 회장과 ‘악연’의 고리를 끊지 못한 셈이 됐다.

 박 전 회장과의 악연에 시달리는 인사들은 여야에 고루 분포돼 있다.

 민주당 소속인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항소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지난 6월 도지사 취임과 함께 직무가 정지됐다.

 민주당의 서갑원 의원과 최철국 의원도 유죄를 선고받아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내놔야 할 처지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항소심에서 2만달러 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이끌어내 의원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그동안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이밖에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이택순 전 경찰청장 등도 박 전 회장 때문에 법정에 서는 불명예를 겪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해 세무공무원이던 형 노건평씨를 통해 맺게 된 박 전 회장과 인연 때문에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고,형과 측근들은 옥고까지 치렀다.

 이들 정관계 인사를 사지로 내몬 장본인인 박 전 회장은 현재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뇌물공여와 탈세 혐의로 기소돼 상고심 재판을 받고 있는 그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지난해 병보석으로 풀려나 현재 서울삼성병원에 입원 중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