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인파이터 본능…김무성 전국순회 아웃복싱
새누리당 차기 당권을 놓고 격돌한 서청원, 김무성 의원이 선거 운동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서 의원이 과거 전력 문제를 지적하는 등 정면승부를 마다하지 않는 ‘인파이터’라면, 김 의원은 상대방에 대한 직접 언급을 자제하면서 외곽으로 도는 ‘아웃복싱’ 전법을 구사하는 것이다.
선거 초반 서 의원이 ‘의리’를 강조하며 과거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김 의원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반면, 김 의원은 ‘과거 대 미래’를 꾸준히 화두로 던지며 경쟁자인 서 의원을 ‘과거 프레임’에 가두어 두려는 것도 대비되는 전략이다.
서 의원은 전날 공식 출마회견에서도 “전과를 공개하자”고 검증 공세를 폈다. 지난 15일에도 “(김 의원은) 찾아보면 알선수재 등 더 흉측한 게 있다”고 각을 바짝 세웠다.
서 의원 측 관계자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 김 의원 모두 30년 넘게 정치를 했는데 누가 누구더러 과거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친박 원로그룹으로서 조직에 강하다는 평을 받는 서 의원은 상대적으로 당원과의 직접 접촉에 더 많이 시간과 정성을 할애하고 있다.
이날도 서울 도봉구, 경기 용인, 강원도 지역의 당원 행사에 잇따라 참석했다.
반면 김 의원은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전국을 다니며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대구·경북 방문 이틀째인 김 의원은 ‘미래로 현장투어’ 행사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인근에서 ‘박정희 정신과 국가대개조’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자기 정치’를 할 것이라는 의혹을 불식시키고,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히는 자리인 셈이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서 의원의 공세적 캠페인에 대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 의원이 밀리는 것으로 나오자 초조한 마음에 네거티브를 하는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차이는 식민사관 논란을 빚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입장에서도 나타난다.
서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국민이 원하는 총리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김 의원은 전날 대구 지역 언론인과 간담회에서 “본인의 해명이 부족했다”면서 “예민한 부분인데 표를 더 받기 위해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언급을 삼갔다.
친박계 후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반면, 비박계 대표격으로 통하는 김 의원은 친박 성향의 표심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 의원이 김 의원보다 준비기간이 짧아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서 의원은 지난해 10월 재보선으로 여의도에 복귀했지만, 김 의원은 같은 해 4월에 당선돼 각종 의원연구 모임 활동을 하는 등 기반을 닦아왔다.
한편, 이인제 의원은 오후 춘천의 한 호텔에서 열리는 강원도당 정기대회에 참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