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문제’ 해결에 총력을 쏟는 북한이 각종 매체를 통한 농업기술의 보급에 부쩍 노력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수확고를 높이는 강냉이 이삭 목 찌르기’라는 글에서 평안북도 구장군 협동농장 경영위원회가 옥수수의 이삭 목(이삭이 달린 부분)에 재생호르몬이 나오도록 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수확량을 늘린 사례를 소개했다.

경영위원회가 이삭 목에 찌르는 칼의 너비를 여러 실험을 거쳐 10㎜로 정하는 등 과학적인 농업기술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이 글은 노동신문이 올해 3월13일부터 ‘현실에서 주목되는 농업생산경험’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7번째 기사다.

노동신문은 이 코너를 새로 만들며 “올해 농업을 주타격 방향으로 정해준 당의 높은 뜻을 받들고 농업생산에 떨쳐나선 일꾼들과 농업근로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토양분석 자료로 지력을 높이고 ‘단지모’에 의한 논·벼 재배 방식 등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다.

이 코너가 아니더라도 최근 노동신문에서는 농업지식에 관한 내용이 과거보다 훨씬 많이 눈에 띈다.

지난 15일에는 ‘주목을 끄는 병충해막이 대책’이라는 글이 실렸고 그 이틀 전인 13일에는 옥수수 생산을 늘리는 재배방법이 나왔다.

또 이달 16일에는 7월 하순의 평균 기온과 강수량 등 기상 상황에 따른 벼, 옥수수의 농사 대책이 강조됐다.

북한 주민들이 쉽게 보는 조선중앙TV도 농업기술에 관한 내용이 수시로 방영되고 있다.

지난 17일 ‘과학영화’로 온실남새(채소)의 재배환경이 다뤄졌고 지난 11일에는 식물성 농약제품이 소개됐다.

이와 함께 북한은 농업도서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중앙TV는 지난 16일 농업출판사가 최근 농업생산에 이바지할 많은 도서를 새로 출판했다며 이 도서들이 벼의 다수확과 콩, 버섯, 남새 등의 재배 기술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신문, TV 등에서 농업에 관한 내용을 늘린 것은 실용적인 농업기술을 주민들 사이에 널리 확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농업을 ‘주타격 방향’으로 정했고 지난 2월 전국농업부문 분조장대회에 보낸 서한에서는 “앞선 영농방법과 기술을 널리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 성과가 ‘과학영농’에 달렸다는 인식에 따라 과학기술과 영농방법의 전파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 동북아연구원장은 “김정은 체제 들어 농업의 키워드는 과학화, 현대화라고 볼 수 있다”며 “북한이 과학영농에 대한 홍보를 과거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