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잠행’ 27일째…끊이지 않는 억측

北 김정은 ‘잠행’ 27일째…끊이지 않는 억측

입력 2014-09-30 00:00
업데이트 2014-09-3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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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說까지 나와…내달 10일 黨 창건일 행사 참석 주목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잠행’이 한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갖가지 억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극도로 폐쇄적인 북한 체제의 특성상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지나칠 경우 북한에 대한 합리적인 인식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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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불참 속에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주석단 자리에 김영남(가운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황병서(오른쪽) 군 총정치국장이 앉아 있다. 김 상임위원장의 오른쪽 옆 빈자리는 이날 회의 안건 보고를 맡은 박봉주 내각총리의 좌석이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불참 속에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주석단 자리에 김영남(가운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황병서(오른쪽) 군 총정치국장이 앉아 있다. 김 상임위원장의 오른쪽 옆 빈자리는 이날 회의 안건 보고를 맡은 박봉주 내각총리의 좌석이다.
조선중앙TV 캡처
◇ 27일째 ‘두문불출’…황당한 ‘쿠데타설’까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잠행’은 30일로 27일째다. 지난 3일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관람 이후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고 있다. 그가 이만큼 오래 두문불출한 것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김 제1위원장이 ‘은둔의 지도자’인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자주 공개활동을 하며 주민들과 스킨십을 보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잠행은 더욱 이례적이다.

그의 두문불출이 길어지자 이를 둘러싸고 별의별 억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대부분 그의 건강이상에 관한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이 지난 7월 8일 김일성 주석 20주기 중앙추모대회 이후 줄곧 다리를 심하게 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탈북자단체 자유북한방송은 29일 ‘평양 소식통’을 인용하며 김 제1위원장이 발목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 중이라는 설을 제기했다.

북한 정세에 민감한 국내 증시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뇌에 이상이 생겨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는 근거 없는 소문도 돌았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조명록 전 북한 군총정치국장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김 제1위원장을 구금했다는 설까지 유포됐다. 조 전 군총정치국장이 2010년 사망한 사실조차 무시한 황당한 소문이었다.

김 제1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일단 ‘정설’로 보인다. 관계당국도 김 제1위원장의 다리 치료를 위해 외국 의료진이 북한을 방문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국은 그 이상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섣부른 관측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김 제1위원장의 건강이상 정황을 예의주시한다면서도 그가 지난 18일 청년동맹 초급일꾼대회에 서한을 보내는 등 업무를 계속하는 점에 주목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북한에서는 누구든 잘 안 보이면 억측이 돌기 마련”이라면서 “김정은 건강과 관련해서도 알려진 대로 통풍 정도이고 거동이 약간 불편하다는 거지 신변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질병을 앓는다는 정보는 우리에게 없다”고 밝혔다.

◇ 내달 초 ‘당창건 기념일’ 주목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잠행이 길어지자 세간의 이목은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집중되고 있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같은 공식행사에 그가 모습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김정은 시대 들어 외부에 떠도는 뜬소문에 적극 대응해온 점으로 미뤄 김 제1위원장이 직접 등장해 루머 진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작년 9∼10월에도 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의 두문불출이 20여일 동안 계속돼 근거 없는 소문이 난무하자 리설주가 직접 공식행사에 등장해 이를 차단했다.

그러나 북한이 내부의 일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북한에 대한 외부의 궁금증이 상존하는 한 최고지도자와 그 일가를 둘러싼 루머는 언제든 다시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세력에 의해 북한에 대한 적개심이나 체제 붕괴의 기대가 섞인 소문이 만들어지고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가 상당한 역할을 한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근거 없는 루머가 떠도는 현상은 불가피하지만 북한에 대한 합리적 인식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 대한 외부의 불안감 때문에 루머가 만들어지고 루머가 다시 불안감을 키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런 구조는 대중이 북한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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